[손에 잡히는 책] 부자나라 일본서 굶주리는 아동 실태
입력 2014-04-25 02:20
우리 아이들이 굶고 있어요/‘신문 아카하타’ 사회부 아동빈곤 취재반(미래를 소유한 사람들·1만2000원)
요즘 TV를 켜면 아프리카 등지의 가난한 아동들을 돕자는 공익광고를 쉽게 볼 수 있다. 빈곤은 가난한 나라에만 있는 것일까?
일본의 ‘신문 아카하타’는 2009년 1월 장바구니를 들고 행인들에게 먹을 걸 구걸하는 초등학생의 사연을 다룬 기사를 시작으로 일본의 빈곤 아동 실태를 고발한 기획 시리즈를 실었다. 당시 일본에 엄청난 사회적 반향을 일으켰던 그 기획을 엮은 게 이 책이다. 일본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2009년 일본의 아동빈곤율은 무려 14.2%나 된다.
저자들은 아동 빈곤이 늘어나는 이유를 신자유주의 체제의 확산에서 찾는다. “태평양 전쟁 이후 빈곤의 방파제 역할을 하며 사회적 격차를 좁혀 왔던 일본의 공교육이 신자유주의의 여파로 ‘경쟁 교육·관리주의 교육’ 패러다임이 확산되면서 오히려 빈곤을 재생산하고 격차를 확대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성인 빈곤에서 대물림된 아동·청소년 빈곤은 개인의 책임이 결코 아니다. 일본의 사회구조는 빈곤에 대한 자기책임론을 강조하면서 사회적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저자들은 일침을 가한다.
일본과 교육 사정이 비슷하고, 빈곤의 연쇄사슬에 직면하고 있는 우리도 눈여겨봐야 할 책이다. 홍상현 옮김.
김혜림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