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중산층 소득 세계 1위 옛말

입력 2014-04-24 02:43

미국 중산층이 세계 각국의 중산층 가운데 가장 풍요로운 삶을 누린다는 오랜 통념이 깨졌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가 ‘룩셈부르크 소득연구소(LIS)’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2010년 기준 미국의 1인당 중간소득은 1만8700달러(약 1943만원)로 물가상승분을 감안해 1980년 이후 20% 증가했지만 2000년 이후에는 0.3% 늘어 사실상 변화가 없었다. 이에 비해 2000년 이후 같은 기간 캐나다와 유럽 일부 국가의 1인당 중간소득은 큰 폭으로 상승했다. 캐나다와 영국은 19.7%로 가장 높았고 아일랜드 16.2%, 네덜란드 13.9%를 기록했다. 스페인(4.1%)과 독일(1.4%)은 미국보다는 높았지만 상대적으로 저조했다. 특히 캐나다의 1인당 중간소득은 2010년 미국과 같은 수준이 됐지만 2010년 이후 임금 상승률이 높아 현재는 중간소득이 미국을 추월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최상위 부유층은 다른 선진국에 비해 소득이 월등히 높지만 중·하위층 소득은 훨씬 적다. 미국의 경제 성장이 다른 선진국과 같거나 더 높은 수준을 유지해왔지만 혜택이 소수의 부유층에 돌아가면서 빈부 격차가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NYT의 분석이다. 미국 중·하위층 소득이 줄어든 요인으로는 교육 수준 향상률이 다른 선진국에 비해 뒤처지면서 미국 경제가 고급 인력이 필요한 고임금 일자리를 유지하기 어려웠다는 점이 꼽혔다. 또한 미국의 최고 경영진이 다른 선진국에 비해 훨씬 많은 연봉을 받은 반면 상대적으로 최저 임금은 낮고 노조도 약화됐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맹경환 기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