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위로하고… 협박하고…
입력 2014-04-24 03:31
북한이 23일 세월호 침몰 사고와 관련해 우리 측에 위로의 뜻이 담긴 전통문을 전달해 왔다. 침몰 사고 후 북한의 첫 공식 반응이다.
북한은 오후 4시쯤 판문점 연락관채널을 통해 강수린 조선적십자회 중앙위원회 위원장 명의의 위로 통지문을 대한적십자사 총재 앞으로 보내왔다고 통일부가 전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은 통지문에서 지난 16일 진도 앞바다에서 발생한 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고로 어린 학생들을 비롯한 수많은 승객들이 사망하거나 실종된 데 대해 심심한 위로의 뜻을 표했다”고 밝혔다.
북한이 우리 측 대형 재난이나 사건과 관련해 위로 전통문을 보낸 것은 2003년 대구 지하철 참사와 태풍 매미 피해 이후 처음이다. 우리 정부는 북측의 2006년 수해 때 위로의 뜻을 표시한 바 있다.
그러나 북한은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를 통해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내는 ‘공개질문장’을 발표하고 남북관계는 전적으로 박 대통령의 태도에 달렸다고 주장했다.
조평통은 ‘박근혜에게 보내는 공개질문장’에서 ‘평화통일과 전쟁 중 무엇을 바라는가’ ‘오는 8월 예정된 한·미 군사훈련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 중단 용의가 있는가’ ‘5·24조치 철회 생각이 있는가’ 등 10개 질문에 박 대통령이 대답할 것을 요구했다.
조평통은 “진실로 북남 사이에 신뢰를 도모하고 평화통일의 문을 열어나가려는 입장이라면 질문에 올바른 대답을 해야 한다”며 “북남관계의 전도는 전적으로 박근혜의 태도 여하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조평통은 7·4공동성명과 6·15 및 10·4선언 이행 의지가 있는지 등에 대해서도 질문에 포함시켰다.
이에 대해 통일부 당국자는 “공개질문장에 일일이 대응하지 않기로 입장을 정리했다”고 밝혔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