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빛깔의 여성 캐릭터를 만나보세요… 제5회 대한민국 오페라페스티벌

입력 2014-04-24 02:23


“누가 이 여인들에게 돌을 던질 수 있으랴!” 5월 2일부터 6월 1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 올려지는 ‘제5회 대한민국 오페라페스티벌’의 참가작 다섯 편은 모두 여성이 주인공이다. 사랑과 배신이 전개되는 가운데 각기 다른 색깔의 여성 캐릭터를 만나볼 수 있는 무대다. 과도한 욕망 등으로 자신과 타인을 파멸로 내몰지만 미워할 수 없는 여주인공들이다.

2010년 시작된 대한민국 오페라페스티벌은 지난해까지 관람객 11만여명을 기록하며 한국을 대표하는 오페라 축제로 자리매김했다. 올해에는 5개 오페라 단체가 참여했다. 개막작은 한국오페라단의 ‘살로메’다. 올해 탄생 150주년을 맞은 슈트라우스의 대표작을 2114년의 미래로 무대를 옮겼다. 살로메가 헤롯왕을 유혹하며 부르는 아리아 ‘일곱 개 베일의 춤’이 유명하다.

글로리아오페라단은 푸치니 최고의 걸작 ‘나비부인’을 올린다. 미국 해군 장교와 일본 게이샤의 사랑을 소재로 한 작품으로 ‘라보엠’ ‘토스카’와 함께 세계 오페라극장에서 가장 자주 공연되는 오페라다.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결정할 만큼 강인한 나비부인의 이미지가 인상적이다. 무대장치는 일본 화가 안도 히로시게(1797∼1858)의 백색 작품을 활용했다.

2011년 ‘삼손과 데릴라’로 대한민국오페라대상 대상을 수상한 강화자베세토오페라단은 체코 프라하 스테트니 오페라극장과 자매결연 10주년 기념으로 새로운 프로덕션의 ‘삼손과 데릴라’를 선보인다. 데릴라가 사랑을 맹세하는 삼손에게 화답하는 아리아 ‘그대 음성에 내 마음 열리고’가 귀를 사로잡고, 삼손이 처형되기 직전 펼쳐지는 군무 ‘바카날’이 청중을 압도한다.

국립오페라단은 관습적인 결혼제도의 모순에 맞선 두 남녀의 아름다운 결합을 노래하는 창작오페라 ‘천생연분’을 공연하고, 호남오페라단은 한국 근대사의 질곡 속에서 순교자 부부의 사랑과 죽음을 형상화한 ‘루갈다’를 선보인다. 예술의전당 신세계스퀘어 야외무대에서는 바리톤 김동규가 들려주는 유쾌한 오페라 이야기와 오페라 속 아리아 갈라 콘서트가 마련된다.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