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근현대사, 사진으로 영국에 보여준다… KOREA 6월 韓·英 동시 출간

입력 2014-04-24 02:23


사진으로 한국 근현대사를 한 눈에 보여주는 책 ‘KOREA(A Photographic Album)’가 영국과 한국에서 6월 동시 출간된다. 해외에서 K팝과 K필름, K문학까지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상황에서 민주화와 경제성장이라는 두 가지 기적을 동시에 이룬 한국의 역사를 외국인들에게 보다 쉽게 소개하기 위한 것이다.

런던도서전 마켓포커스 집행위원장을 맡았던 양원석 알에이치코리아 대표가 기획했다. 양 대표는 23일 “런던도서전 준비 과정에서 외국인에게 한국의 역사를 손쉽게 설명할 수 있는 책을 찾았지만 마땅한 작품을 만나지 못해 직접 제작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현대사책의 경우 그 해석에 따라 좌·우 이념 논란이 불거졌던 만큼 사실 위주로 소개하기 위해 사진책이라는 형식을 선택했다. 영국 런던의 인데버(Endeavour) 출판사와 공동제작했다.

세계 최대의 사진 전문 통신사 ‘게티이미지’의 필름 창고를 뒤져서 한국과 관련된 사진 1800여점을 찾았다. 사진 중에는 특히 한국전쟁에 파병된 영국군을 따라 왔던 종군기자들이 찍은 사진이 제법 된다. 당시 한반도로 온 영국군은 5만6000여명으로,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참전국이다. 초기 사진에는 주로 영국 군인들의 모습이 담겨있으나 전쟁 후반부로 가면서 한국의 민간인 희생자와 전쟁 포로 등 인도주의적인 관점에서 촬영된 사진들이 부쩍 눈에 띈다고 한다.

이렇듯 많은 사진 중에서 영국 출판사 편집자들이 있는 그대로의 현장을 포착해낸 사진 275점을 선택했다. 1900년부터 1987년 민주화항쟁을 거쳐 지난해 가수 싸이의 콘서트 현장까지 격동의 한국의 근현대사를 만날 수 있다. 근대화 초창기 역동적인 한국인들의 모습부터 전쟁으로 폐허가 된 풍경, 이후 눈부신 경제 성장까지 생생하게 펼쳐진다.

한국전쟁과 경제 기적 등 각각의 장이 시작할 때마다 간단한 통사적인 설명을 붙였다. 영국 옥스퍼드 대학에서 한국사를 전공한 로저 허드슨씨가 집필을 맡았다.

시제작한 15권을 본 영국 현지 출판 관계자들은 “이런 책이 진작 나오기를 바랐다”며 좋은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6월 20일 영국 출간을 기념해 현지에서 책 속 사진 75점을 골라 별도의 전시회를 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양 대표는 “한국에 대해 좀 더 알고 싶어 하는 외국인들의 욕구를 책은 물론 전시회를 통해 충족시켜줄 수 있을 것”이라며 “종이책뿐 아니라 전자책으로 만들어 해외 각국의 공공도서관에 납본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