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임영서 (9) 암·당뇨·아토피에 좋은 특화된 죽을 개발하자!

입력 2014-04-24 03:44


나는 창업컨설팅 전문가라고 자부했지만 하나님이 지혜와 능력을 주시지 않으면 세상적으로 익힌 판단과 기준은 그 어느 것도 성공을 보장해 주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특히 음식점을 하는 사람들에겐 운영에 따른 지혜와 상황에 대처하는 순발력은 꼭 필요하다. 그런데 이 지혜는 열심히 기도하면 주님이 주시는 특별한 선물이다. 야고보서 1장 5절에 “누구든지 지혜가 부족하면 하나님께 구하면 주신다”고 분명히 말씀하고 계신다. 죽 프랜차이즈에 뛰어들어 보니 관련 모회사가 30여개나 되어 경쟁이 아주 극심했다. 이 서바이벌 환경에서 특화된 죽을 내놓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이 나를 사로잡았다.

“현재는 영양죽과 맛죽 일색이지만 심장에 좋은 죽, 암 환자에게 좋은 죽, 당뇨에 좋은 죽, 아토피에 좋은 죽 등 특화된 죽 개발에 나서야 할 것이다. 이것이 우리가 살 길이다.”

나는 가맹점 계약을 맺어 수입이 생기면 이를 모두 연구개발비에 투자했다. 그리고 아이디어를 주실 것을 하나님께 간구했다. 특화된 죽은 의사와 한의사 등 전문가의 의견이 반드시 필요했는데 하나님은 항상 적절하고 필요한 사람들을 만나게 해 주셨다. 이 결과로 죽업체에서는 보기 드물게 ‘면역력 증강을 위한 암 식이’를 공동으로 개발하고 약선죽 시리즈를 내놓게 되었다.

이 모든 것이 하나님이 주신 지혜의 결과라고 감사하며 영광을 하나님께 올렸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이렇게 연구하고 비싼 재료를 들여 힘들게 죽을 만들었지만 결국 비싸게 팔 수 없었다. 더구나 판매량도 미진해 오히려 손해였다. 그러나 웰빙시대를 사는 우리에겐 이 제품들이 충분한 평가와 각광을 받을 날이 올 것이라 믿으며 여전히 개발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가맹점 수가 300개를 돌파하자 이제야 내가 어깨를 펴고 쉼 호흡을 크게 할 수 있었다. 고객들에게도 맛과 서비스에서 호평을 받아 이른바 죽집 프랜차이즈 메이저 그룹에 속할 수 있었다.

우리 인간이 참으로 어리석은 것은 어렵고 힘들 때 하나님께 눈물 뿌려 기도하고 간구해 응답받은 것을 어느 순간 너무나 빠르게 까먹어 버린다는 사실이다.

사업이 자리를 잡고 직원들을 점점 늘여가던 무렵이었다. 가까운 어른이 돌아가셔서 양평 고향에 문상을 갔다가 우연히 노름판에 끼게 되었다. 승부욕이 강한 편인 나는 원래 노름은 안했다. 그런데 이날은 발동이 걸려 100만원 정도를 땄다. 첫날은 모두 돌려주었는데 아주 재미가 있었다. 둘째날도 판에 끼어 또 돈을 따고 술도 한두잔 마시게 됐다.

늘 주님의 손만 잡고 살아가라는 어머니의 기도와 당부를 받은 나였다. 신학교에서 공부했고 일본과 한국에서 열심히 신앙생활을 했던 내가 이제 사업이 안정됐다고 긴장의 끈을 풀어버린 것이다. 한번 터진 봇물은 겉잡을 수 없었다.

서울 컨설턴트들의 모임에서 동료들이 술 안마시는 나를 ‘샌님’이라고 놀려댔다. 나는 이날 호기롭게 ‘내가 못 마시는 것이 아니라 안 마시는 것’이라며 오늘은 그 증거를 보이겠다고 주는 대로 받아 마셨다.

하나님께서는 이 불쌍한 영혼에게 두 번 다시 노름과 술을 입에 대지 않도록 강한 처방을 내리셨다. 내가 거의 의식이 없을 정도로 취한 상태에서 주변 사람과 시비가 붙게 되었고 상대에게 한 대 얻어맞은 나는 쓰러지면서 계단에 머리를 부딪쳐 버린 것이다. 뇌출혈을 일으킨 나는 며칠 동안 의식을 잃고 있다가 기적적으로 깨어났다.

병원에 온 아내와 딸에게 내 모습이 한없이 부끄러웠다. 지금까지 나를 지켜주시고 인도해 주신 놀라운 주님의 사랑을 잊고 행동한 것에 절절히 후회를 했다. 퇴원하는 길에 신학교 은사셨던 송덕준 목사님을 우연히 만났다. 이 분을 통한 하나님의 보너스가 있었다.

정리=김무정 선임기자 k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