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참사] “배가 침몰…” 첫 신고자는 단원고 학생
입력 2014-04-23 03:35
여객선 세월호 침몰사고 최초 신고자는 단원고 학생이었던 것으로 22일 확인됐다. 이 학생은 사고 직후 119와 해경에 곧장 신고했지만 해경이 위도와 경도 등 선원들이나 알 수 있는 전문적인 내용을 물어보는 등 우왕좌왕하는 바람에 소중한 시간을 허비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사고 당일인 16일 오전 8시52분 단원고 2학년 6반 A군은 자신의 휴대전화로 전남소방본부 119상황실에 “배가 침몰하는 것 같다”며 구조요청을 했다. 세월호가 제주 해상교통관제센터(VTS)에 보낸 첫 신고보다 3분 앞선 시각이다. A군은 119상황실에 배 이름이 세월호라는 것도 밝혔다.
이에 119상황실은 8시54분 구조기관인 목포해경에 신고 내용을 전달해 신고자, 목포해경과 3자 통화를 시작했다. 그러나 A군이 신고한 정보가 해경에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신고 절차를 처음부터 반복해야 했다. 특히 목포해경은 A군에게 엉뚱한 질문을 하며 시간을 허비했다. 해경은 A군에게 “위치, 경위(경도와 위도)도 말해 달라”고 물었고 A군이 “위치는 잘 모르겠다”고 답하자 “거기 GPS 경위도 안 나오나요. 경도와 위도”라고 재차 질문했다. 해경은 다시 출항 시간과 장소, 배 이름을 대라고 하더니 상선인지 여객선인지 묻기를 반복했다. 3자 통화는 2분 만에 종료됐다.
A군이 119에 처음 신고한 지 4분여가 지나서야 신고가 접수된 것이다. 해경 관계자는 “신고자가 선원인 것으로 착각했다”고 해명했다.
목포=김영균 기자 ykk22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