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참사] 잠수사들 선내 식당 첫 진입 성공… “시신은 못찾아”

입력 2014-04-23 04:11

수색 작업 속도가 빨라지고 있지만 안타까운 시신만 늘어가고 있다. 선체 내부 3, 4층에서 대거 시신이 발견되면서 사망자가 100명을 넘어섰다. 구조대는 시신이 집중돼 있을 것으로 추정됐던 3층 식당 진입에 처음으로 성공했으나 시신은 발견하지 못했다. 실종자 가족들은 조류가 느려 잠수 여건이 좋은 ‘소조기’ 수색에 ‘생환의 기적’을 기대하고 있다.

범정부 사고대책본부 고명석 공동대변인은 22일 “승객이 많이 머물렀을 것으로 추정됐던 3층 식당 진입에 처음으로 성공했다”고 밝혔다. 대책본부가 이날 오후 11시까지 집계한 사망자는 모두 121명이다. 편의시설이 집중된 3층 휴게 공간(라운지)과 4층 선미 객실에서 주로 발견됐다.

구조대는 오후 3시40분 처음 식당 진입에 성공했다. 잠수부들은 식당 전체를 수색하며 두 바퀴 둘러봤으나 시신을 발견하지 못하고 철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 새벽 5시51분쯤 식당 진입로 개척에 성공했으나 격벽에 가로막혀 난항을 겪어왔다. 식당은 이번 수색·구조 작업의 핵심이었다. 대책본부는 사고 당시 아침식사를 위해 3층 식당에 단원고 학생 등 승객이 많이 머물렀을 것으로 추정해왔다. 사고 초기 식당에 일부 살아있는 학생들이 있다는 루머도 돌았다.

가이드라인은 5개가 설치됐으며 상황에 따라 5∼6개가 추가로 설치될 것으로 보인다. 대책본부는 “잠수사들이 수색을 방해하는 부유물을 헤치고 손으로 더듬어가며 실종자들을 찾는 수중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물살에 의해 시신이 떠내려가는 것을 막기 위한 해상 수색도 병행했다.

구조 당국은 이틀밖에 남지 않은 소조기를 활용해 수색 진척도를 최대한 높일 계획이다. 실종자 가족들도 전날 소조기 안에 작업을 마쳐 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사고 해역의 조류는 1.5노트, 파도높이는 0.5m 안팎으로 작업 여건이 좋았다.

수색·구조 작업으로 장병들이 다치거나 사망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이날 오후 1시37분쯤 수중탐색 작업을 마치고 복귀한 해군 UDT 대원 1명이 마비증세를 보였다. 해당 대원은 청해진함으로 긴급 이송돼 치료를 받았다. 해군 관계자는 “잠수병일 가능성이 높다.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6일 사고 현장으로 출동하던 대조영함에서 화물 승강기 작업을 하던 윤모 병장이 머리를 다쳐 의식불명 상태에 빠진 뒤 숨졌다.

세월호 생존자 가족 20여명은 정부의 늑장 대응을 성토하며 신속한 구조 활동을 촉구했다. 이들은 이날 오전 경기도 안산교육지원청 앞에서 발표한 대국민 호소문에서 “구조 작업은 더디고 지켜보는 부모의 가슴은 타들어간다”며 “정부가 초기대응만 제대로 했어도 이렇게 큰 피해는 없었다. 늑장 대응에 온 국민이 규탄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아직 구조되지 못한 아이들도, 하늘로 간 아이들도, 살아남은 아이들도 모두 우리가 책임지고 보살펴야 할 아이들”이라며 “살아남은 아이들이 죄인이 된 심정이다. 이들에 대한 지속적인 보살핌을 위해 정부와 모든 각계각층, 시민사회가 애써 달라”고 당부했다.

진도=이도경 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