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참사] 해외에 법인 13개 세워 외국환거래 위반 조사

입력 2014-04-23 03:29


청해진해운의 실소유주인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가 지배하는 계열사들이 10여개 해외법인을 설립·운영하면서 자산을 불린 것으로 알려졌다.

국세청은 청해진해운 관계사 등에 대한 특별 세무조사에 착수했으며, 금융 당국은 유 전 회장 일가의 외국환거래 위반 여부를 조사 중이다.

22일 해외언론 및 재벌닷컴에 따르면 유 전 회장 일가가 지배한 계열사들은 미국 프랑스 중국 등 해외에서 13개 법인을 세웠다.

미국의 ‘하이랜드 스프링스’는 계열사인 다판다와 문진미디어가 각각 9.90%와 9.0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2012년 설립된 프랑스의 ‘아해 프레스 프랑스’는 청해진해운 최대주주인 조선업체 천해지(24.51%)와 아해(10.18%)가 출자했다.

또 계열사 세모가 일본 중국 홍콩 등지에서 8개의 현지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이밖에 ‘퍼시픽 홀딩스’ 등 3개 해외법인도 유 전 회장 일가 계열사가 출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3년부터 설립된 이들 계열사는 초기 투자 자산규모가 270억원 수준이었으나 현지 부동산 투자 등을 통해 자산규모가 1000억원대로 불어난 것으로 추정됐다.

이와 관련, 금융감독원 등 금융 당국은 22일 유 전 회장 일가족과 청해진해운 등 계열사들이 해외 자산을 취득하고 투자를 하는 과정에서 사전 신고 의무를 위반했는지 집중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국세청도 청해진해운 관계 회사 4곳뿐 아니라 유 전 회장 일가의 해외 부동산 구입 과정에서 탈세가 있었는지 특별 조사에 나섰다.

한편 유 전 회장 일가 계열사들이 적자운영에도 불구하고 문어발식으로 사업 확장을 시도한 정황이 포착됐다.

청해진해운은 최근 2년간 해운 및 관광업 외에 사진예술품 판매업, 청소년게임제공업, 예술품·골동품 소매업, 전시·행사 대행업, 공연 기획업, 도서판매업 등을 사업 목적에 포함했다. 또 금감원 공시결과 천해지도 지난해 11월 사진예술작품 판매를 주력으로 하는 ㈜헤마토센트릭라이프연구소의 문화사업 부문을 합병하면서 부채 94억660만원을 떠안았다. 천해지의 단기차입금이 71억여원이나 된다는 점에서 사업과 관련 없는 합병이 이뤄진 것에 대해 업계에서는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일부에서는 ‘아해’라는 예명으로 사진작가로 활동하는 유 전 회장 등 일가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계열사가 동원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문어발 사업에도 불구하고 청해진해운의 지주회사 격인 아이원아이홀딩스와 산하 계열사 12곳 중 7곳이 지난해 당기순손실을 보였다. 13곳의 자산은 5587억원이며 이 중 부채가 3333억원으로 절반을 넘었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