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유치원 봄 소풍도 줄줄이 취소
입력 2014-04-23 02:37
17개 시·도교육청이 초·중·고등학교의 1학기 수학여행을 중지하기로 한 가운데 초등학교와 유치원·어린이집 등에서 진행할 예정이던 봄 소풍 등 야외활동이 속속 취소되고 있다. 22일 전국의 초등학교·유치원 등에 따르면 세월호 사고로 어린이들의 안전을 염려하는 학부모들의 문의가 잇따르면서 숙박이 필요 없는 현장체험학습도 상당수가 취소되고 있다.
경기도 고양시의 A초등학교는 6학년생 학부모를 대상으로 수학여행 취소 여부를 물은 데 이어 전 학년 학부모에게 현장체험학습 진행 여부를 물은 뒤 1학기 행사를 취소하기로 했다. 앞서 경기도교육청은 일선 학교에 1학기 현장체험학습을 전면 보류하라는 지시를 내린 바 있다.
서울 강서구의 B어린이집도 교사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소풍을 가지 않기로 했다. B어린이집 교사는 “1년에 두 번뿐인 행사지만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며 “진행 여부를 묻는 학부모들의 전화도 많았고, 교사들도 가지 않는 게 낫겠다는 의견이 많아 취소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주부들이 주로 참여하는 카페와 커뮤니티에도 “소풍 취소 문자 왔네요”라는 글이 줄을 잇고 있다. 초등학생 학부모 김모(40·여)씨는 “세월호가 뭔지 모르는 아이들이야 소풍 취소가 섭섭할 수도 있겠지만 학교에서 소풍 안 간다고 하니 저로서는 안심이 된다”고 말했다. 김씨는 “일부 어린이집은 굳이 취소할 필요가 있냐며 진행하는 경우도 있지만 같은 커뮤니티에 속한 엄마들 대부분은 안 갔으면 하는 분위기”라며 “어린이집에서 소풍을 취소하지 않고 강행하자 어린이집을 옮기겠다는 엄마도 있다”고 전했다.
정승훈 기자 sh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