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참사] ‘막말 해경’ “80명 구조는 대단한 것”
입력 2014-04-23 02:21
해경이 세월호 침몰 사고의 초기대응 실패로 최악의 참사를 빚어냈다는 비판여론이 거세게 일고 있는 가운데 해경의 한 간부가 “승객 80명을 구한 것은 대단한 것 아니냐”는 발언을 쏟아내 비난을 받고 있다.
이 간부는 또 취재진과 민원인들 앞에서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직원들에게 수차례 퍼붓기도 했다.
세월호 사고 하루 뒤인 지난 17일 목포해양경찰서 한 간부는 세월호 침몰 사고에 대한 승객 구조조치 당시 선내 진입 등 해경의 초기대응이 미진하지 않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해경이 못한 게 뭐가 있느냐? 더 이상 뭘 어떻게 하란 말이냐”면서 “80명 구했으면 대단한 것 아니냐”며 강하게 항의했다. 이어 “언론이 안 좋은 것만 보는 것 아니냐”고 큰소리로 쏘아붙였다.
이 간부는 지난 21일 오후 3시쯤 난데없이 목포해경 홍보실 문을 박차고 들어와 열심히 일하고 있는 직원 3명에게 수차례에 걸쳐 욕설을 퍼부었다. 자신의 전화를 직원들이 받지 않는다는 것이 이유였다. 그는 홍보실 직원 3명에게 “왜 내 전화 안 받냐 이 XX들아. 내 번호 찍히면 받아야 할 거 아니야. XX”라며 직원들을 거세게 몰아붙였다.
그는 화가 풀리지 않는 듯 홍보실 책임자를 곧바로 자신의 사무실로 불러들여 심한 욕설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갑자기 욕설을 들은 직원들은 당시 20여명의 취재진에게 세월호 침몰 사고와 관련한 자세한 설명과 응대를 위해 일하고 있었다. 세월호 합동수사본부가 이 경찰서에 설치돼 있어 이들 직원 3명은 사고 이후 퇴근도 하지 못한 채 하루 24시간 내내 100명 넘는 취재진에게 시달리고 있는 실정이다.
목포=김영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