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부패 정책 여파 中 공무원 회식 횟수 급감

입력 2014-04-23 02:11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반(反)부패 드라이브를 강하게 밀어붙이면서 각급 공무원들의 회식 횟수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관가의 불필요한 회의나 형식적인 보고서도 대폭 감소했다.

시 주석 체제가 들어선 뒤인 2012년 12월 4일 중앙정치국 회의에서 채택한 공무원의 새로운 기풍을 강조한 ‘8개항 규정’이 현장에서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8개항 규정에는 근검절약뿐 아니라 현장시찰 활동 개선, 회의 간소화, 형식적 보고 금지 등도 포함돼 있다.

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가 발행하는 주간지 환구인물(環球人物)은 최근호에서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이러한 현황을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2012년 중앙정부 국장급 간부는 매주 평균 1.1회 회식을 하고 한 차례 회식은 1시간12분가량 계속됐다. 그러나 2013년에는 회식이 매주 0.2회로 크게 줄었다. 평균 회식 시간은 1시간6분 정도로 큰 차이가 없었다. 중앙정부 과장은 2012년 매주 평균 회식 0.4회(회식 시간 1시간24분)에서 2013년 0.1회(회식 시간 1시간12분)로 감소했다.

두드러진 특징은 중앙정부와 성(省) 정부에 비해 시 정부나 현 정부 등 지방으로 갈수록 회식 횟수가 많다는 점이다. 회식 시간도 훨씬 길었다.

시 정부의 경우 시장은 2012년 매주 15.1회 회식에, 평균 소요 시간은 1시간36분이었다. 2013년에는 매주 10.2회 회식에, 평균 1시간18분가량 소요됐다. 상급 정부보다는 빈도가 훨씬 높고 시간도 길다. 시 정부 국장급 역시 중앙정부나 성 정부보다 회식이 두드러지게 많았다. 이러한 현상은 지방 정부로 갈수록 현장 업무가 많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중국 국가통계국 재무국 장중량(張仲梁) 국장은 최근 중국 전매(傳媒·미디어)대학 경영학 석사(MBA)과정 강좌에서 “2012년에는 매주 평균 회의에 20시간, 서류작성에 15시간을 썼다”면서 “그러나 2013년 들어서는 매주 회의에 12시간, 서류작성에 10시간을 각각 사용했다”고 밝혔다. 불필요한 회의와 형식적인 보고서 작성에 허비했던 시간이 크게 줄어들었다는 얘기다.

장 국장은 2013년 한 해 동안 8개항 규정을 위반해 적발된 공무원은 2만4921명으로 이들 가운데 처벌된 사람은 7000여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중앙기율검사위는 올해 들어 지난 20일까지 기율 위반 으로 조사받은 공무원은 모두 209명으로 매주 13명꼴이라고 발표했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