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맑은 웃음… 그것은 하나님 성품이었다

입력 2014-04-23 02:45


그래서 행복합니다/글·사진 김성민/마음지기

우리는 행복하고 싶다고 말한다. 그럼 어떻게 사는 게 행복한 걸까. 행복으로 가는 방법이 이 책에 들어 있다. 이 책이 눈에 띈 건 ‘그래서’가 붙었기 때문이다. 그저 ‘행복합니다’가 아니라 ‘그래서 행복하다’는 것이다. 행복한 이유와 과정, 방법, 결과가 분명하다. 그것도 가장 불행할 것 같은 환경 속에서 행복을 찾아 더 관심이 갔다.

사진 칼럼니스트와 전시기획자로 활동 중인 저자는 “하나님을 사랑하는 평신도 선교사”라고 자신을 소개한다. “작은 자 하나도 소홀히 하지 말라”는 새해 설교에 꽂힌 저자는 달랑 카메라 하나 들고 23시간 비행길에 오른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공항에서 다시 차로 4시간. 그렇게 달려 도착한 곳이 ‘엔젤스 홈’이다. 2001년 노록수, 김은혜 선교사 부부가 에이즈 고아를 위해 사택 창고를 개조해 마련한 공간. 엔젤스 홈에는 레소토와 남아공 출신의 에이즈 고아 11명이 살고 있다. 레베카, 말레보야, 레보야, 마타펠로, 음보, 존, 디네오, 모싸, 세나티, 체피쏘, 마뿌시. 아이들은 선교사 부부를 아빠, 엄마로 부르며 따른다. 이중 다섯 아이들은 태어날 때부터 에이즈에 감염됐지만, 따뜻한 보살핌 속에서 안정적인 생활을 하고 있다.

‘기적의 아이’ 존의 꿈은 목사가 되는 것이다. 태어날 때부터 에이즈 감염자였던 아이는 2010년 정기 검진에서 에이즈 바이러스가 완벽히 사라진 것을 알게 됐다. 치료하던 의사조차 믿을 수 없던 일. 하나님이 행하신 기적의 치유였다.

“아이가 죽을 병에 걸렸던 이유는 하나님이 하시는 일과 하실 일을 드러내기 위함이다. 그리고 아이는 하나님의 뜻을 드러내기 위한 통로로 쓰인 것이 분명하다. 기적의 아이인 존은 그곳 아이들 가운데 가장 명랑하고 쾌활하다. 붙임성이 좋아서 늘 내 곁에 붙어 있다. 때로는 랩으로 찬송가를 부르기도 하는 아주 귀여운 녀석이다. 존의 치유에서 보여 주신 하나님의 사랑이 자양분이 되어 아이의 삶에 주님의 성품이 늘 드러날 수 있으리라 믿는다.”(42쪽)

레보야는 세 살 때 누나 말레보야와 함께 엔젤스 홈에 왔다. 현재 두 아이는 에이즈로 시한폭탄과 같은 삶을 살고 있다. 생후 40개월에 에이즈로 부모를 잃고 자신도 감염된 채 엔젤스 홈에 맡겨진 마뿌시는 ‘질병에 걸린 고아’라는 것 때문에 한때 폭풍의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아이들은 천진난만한 웃음과 장난기 가득한 얼굴로 서로를 배려하고 아끼며 사랑한다. 예수님께 모든 걸 맡겼더니 상처가 치유됐다.

멋진 꿈도 생겼다. 동물을 좋아하는 레보야는 농장을 가꾸고 싶어한다. 음정 박자 모두 엉망이지만 말레보야는 진정으로 주님을 찬양하길 원한다. 경찰관에 의해 엔젤스 홈에 온 음보는 경찰관이 되고 싶다. 이밖에도 음악과 미술, 예능에 남다른 재능을 보이는 아이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다. 제대로 된 교육을 받기 힘들고 악기를 살 형편도 못된다. 지금 연주할 수 있는 거라고는 리코더가 전부. 하지만 아이들은 하나님이 주신 목소리와 온몸으로 세상 누구보다 기쁘게 하나님을 찬양한다. “그래서 행복합니다”라고 웃는다.

저자는 엔젤스 홈 아이들을 통해 신앙고백을 이어간다. “네 백성이 다 의롭게 되어 영원히 땅을 차지하리니 그들은 내가 심은 가지요 내가 손으로 만든 것으로서 나의 영광을 나타낼 것인즉 그 작은 자가 천 명을 이루겠고 그 약한 자가 강국을 이룰 것이라 때가 되면 나 여호와가 속히 이루리라”(사 60:21∼22) 엔젤스 홈 벽에 쓰여 있는 말씀이다. 저자는 “이 아이들이 얼마나 귀한 존재인지 성경은 분명히 이야기하고 있다”며 “가장 여리고 약한 존재, 그러나 강한 나라를 이룰 것이다. 진실로 그렇게 될 것”이라고 기도한다.

세상은 아이들에게 절망이라 말했다. 하지만 아이들은 희망이라고 고쳐 썼다. 죽은 자에게도 생기를 불어넣으실 수 있는 주님이 함께하시기 때문이다. 주님이 우리를 행복으로 초대하신다.

노희경 기자 hk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