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 통합과 합동 등 주요 교단이 이단으로 규정한 ‘하나님의교회 세계복음선교협회(구 안상홍 증인회)’가 사용하는 핵심 포교책자에 교계 주요 기관의 자료를 무단으로 사용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국민일보가 22일 단독 입수한 하나님의교회 전도용 책자 ‘확실한 증거’에는 대한성서공회, 대한기독교서회, 생명의말씀사, 아가페출판사, 나침반출판사, 성서교재간행사, 국민일보 등이 출간한 일부 도서와 기사 전문이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2∼8쪽씩 수록돼 있다. 1995년 만들어진 이 책자는 248쪽 분량으로 지금까지 9판이 발행됐으며, 1만4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하나님의교회 탈퇴자 모임인 시오니즘 강근병 대표는 “1995년부터 새로 가입한 신도와 전도인이라면 누구나 이 책을 의무적으로 구입했다. 따라서 매년 4만부씩 80만부 이상 판매된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어머니 하나님, 유월절 등 핵심교리를 설명하기 위해선 이 책이 꼭 필요하기 때문에 정통교회의 성경과 같은 책이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소식을 접한 해당 기관들은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한성서공회 관계자는 “우리는 그쪽에 성경 게재를 허락한 적이 없다”면서 “자문변호사를 통해 강력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생명의말씀사 관계자도 “‘교회사 핸드북’과 ‘기독교강요’가 허락도 없이 들어있던데 이단의 포교활동에 우리 책이 사용되고 있다니 어이가 없다. 한국기독교출판협회를 통해 공동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기독교서회 관계자도 “기관의 공신력을 빌려 포교에 써먹는 것 같은데 법적으로 강력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독 법조인들은 법적 조치를 통해 불법 포교활동을 막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법무법인 로고스 관계자는 “반사회적인 집단이 지적재산을 침해하고 포교에 악용하고 있는 만큼 손해배상 청구 및 출판·인쇄·배포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해야 한다”면서 “과거에 나온 책까지 모두 폐기시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나님의교회 측은 이에 대해 “조만간 본부차원의 답변이 있을 것”이라고만 밝혔다.
백상현 기자
● 하나님의교회 포교책자 ‘확실한 증거’는 미션라이프(missionlife.co.kr)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교회, 전도용 책 ‘확실한 증거’ 교계 자료 무단 사용
입력 2014-04-22 18:13 수정 2014-04-23 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