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기독교총연합회, 필리핀 오리엔탈 민도르섬에 고등학교 준공 “아이들이 예수님 닮도록…”
입력 2014-04-23 03:28
다이버들의 천국으로 일컬어지는 필리핀의 오리엔탈 민도르섬. 이곳의 깔라판 항구에서 자동차로 3시간을 달리면 만살라이에 도착한다. 22일 이곳에서 만난 카르멘 잉가얀(13·여)은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오는 6월 새학기부터 고등학교에 다닐 수 있게 됐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고 큰소리로 기자에게 말했다.
필리핀 원주민 망향족인 잉가얀은 이달 초 초등학교를 졸업했다. 하지만 인근에 중고교 과정을 함께 배울 수 있는 고교가 없어 교사가 되겠다는 꿈도 접었다. 가장 가까운 고교는 도보로 3시간 거리에 있다. 차를 이용하려면 필리핀 근로자 하루 평균 임금인 200페소(한화 4600원)를 매일 교통비로 써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천기독교총연합회(부기총)가 마을에 고교를 세우면서 그런 걱정이 없어졌다.
부기총은 이날 현지 학교법인 아나폴라 동남학원의 고교 건물 준공예배를 드렸다. 교실 9칸과 화장실 등이 있는 건물 한 채다.
부기총이 2010년에 설립한 동남학원은 한국교회가 민도르섬에 세운 첫 학교법인이다. 이번에 고교 건물을 준공하면서 공식적인 고등교육도 처음으로 시작하게 됐다. 학교장은 부기총 총회장인 김경문 목사가 맡았다. 망향족은 섬 깊은 곳에서 문명과 크게 동떨어져 살고 있다. 그동안 부기총은 유치원과 초등학교를 세워 매년 망향족 150여명을 가르쳐왔으나 상급학교가 없다는 점을 늘 안타까워했다. 이에 부기총은 성금을 모아 지난해 말부터 고교 건축을 시작했다. 여기에는 순복음중동교회를 비롯, 목양교회, 은혜와 평강교회, 성석교회, 성수교회, 평안교회 등 부기총 산하 세계선교회 소속 교회들의 헌신이 컸다.
준공 예배에는 이들 교회 목회자와 성도, 현지 관계자 등 70여명이 참석했다. 이규환 동남학원 이사장의 사회로 진행된 예배에서 김경문 목사는 “우리도 예수님을 닮아 선교와 교육의 열매를 기대하며 이곳에 복음을 전하고 아이들을 교육해야 한다”고 설교했다.
부기총 공동부회장 김혜중 목사가 대표기도, 이금숙 동남학원 유치원장이 건축봉헌기도, 세계선교회장 오광근 목사가 축도했다.
현지에선 만살라이 부시장인 라이넷 포스마씨가 참석해 “한국교회로 인해 더 좋은 교육을 받게 됐다”며 “우리에게 미래를 선물해준 한국교회 성도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민도르=글·사진 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