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애도 물결~ 예능 올스톱… 방송사 속탄다

입력 2014-04-23 02:50


세월호 침몰로 비상이 걸린 방송사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 16일 사고 첫날부터 가동한 24시간 뉴스 특보 체제가 선정적인 보도와 방송사고 남발로 시청자들의 뭇매를 맞고 있는 가운데 드라마·예능 무더기 결방에 따른 변수에도 전전긍긍하고 있다.

◇드라마는 재개·예능은 올 스톱=지상파 방송은 지난주 ‘쪽편성’을 방불케 할 정도로 하루에도 수차례 편성을 변경했다. 희생·실종자 가족과 국민적인 분위기를 감안해 예능 결방은 쉽게 결정됐지만 드라마는 편성 직전에 취소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케이블도 주요 드라마·예능을 결방하며 지상파와 보조를 맞췄다.

앞으로 편성도 유동적이긴 마찬가지다. 드라마는 정상 방영한다는 계획이지만 KBS2를 제외하곤 현장 상황에 따라 곧바로 뉴스 특보로 전환할 수 있다는 방침이다. 예능은 계속해서 결방이 예상된다. KBS ‘해피선데이-1박2일’ ‘안녕하세요’ ‘유희열의 스케치북’ ‘불후의 명곡-전설을 노래하다’ ‘개그 콘서트’, MBC ‘무한도전’ ‘황금어장-라디오스타’, SBS ‘런닝맨’ ‘힐링캠프’ ‘웃음을 찾는 사람들’ 등은 아예 녹화가 취소됐다.

◇시청률 계속 유지될까=시청률과 광고 수익에 민감한 방송사 입장에선 드라마·예능 결방에 따른 후폭풍을 최소화하는 것이 과제로 떠올랐다. 단편 형식으로 진행되는 예능의 경우 시청자들이 금세 적응할 수 있지만 이전 방영분에서 스토리가 이어지는 드라마는 시청자를 계속 붙잡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SBS ‘쓰리 데이즈’, KBS ‘골든 크로스’, tvN ‘갑동이’ 등 추리와 반전을 기본 골격으로 하는 장르물의 경우 고민이 더하다.

실제 지난주 유일하게 정상 방송된 KBS 주말드라마 ‘참 좋은 시절’의 경우 19일 시청률은 19.4%(이하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로 세월호 참사 전인 지난 13일(24.1%)에 비해 뚝 떨어졌다. 21일 방송된 MBC ‘기황후’(22.9%)와 SBS ‘신의 선물-14일’(8.3%)도 지난 방송분에 비해 시청률이 하락했다. ‘기황후’는 3.2%포인트가 빠졌고, ‘신의 선물-14일’은 종영을 한 회 앞두고 시청률이 떨어지는 기현상을 보였다. 한 방송사 관계자는 “온 국민이 슬픔에 잠겨 있는 만큼 아무래도 드라마·예능 시청률이 떨어지지 않겠느냐”라며 “예능의 경우 이번 주도 편성 확정된 것이 없다”고 전했다.

이번 사고로 첫 방송이 연기된 드라마와 새 예능 성적표도 관심거리다. 초반 드라마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첫 방송을 2주 연기했던 SBS 주말드라마 ‘기분 좋은 날’은 한 주가 더 밀려 오는 26일 첫선을 보인다. 제작발표회가 연기된 KBS 월화드라마 ‘빅맨’은 28일 시동을 건다.

강호동과 이휘재가 각각 MC로 나선 KBS ‘별바라기’와 ‘두근두근 로맨스 30일’, 스타 10명이 한 집에 사는 콘셉트인 SBS ‘일요일이 좋다-룸메이트’, MBC ‘코미디의 길’ 등 첫 방송이 계속 연기되고 있는 새 예능이 제대로 자리를 잡을 수 있을 지에도 이목이 쏠린다.

조현우 기자 can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