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설 목사의 시편] 우리 사회가 찾는 사람들
입력 2014-04-23 03:46
올해는 성수대교가 붕괴된 지 20년이 되는 해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는 여전히 후진국형 대형 사고가 반복해서 일어나고 있다. 그럴 때마다 ‘안전불감증’ ‘불법’ ‘부정부패’ ‘뇌물’ 등의 단어들이 등장하곤 한다. 대형 사고는 우리 사회가 고질적으로 안고 있는 부정과 부패, 도덕성과 준법성 결여를 보여준다. 우리 사회 전반에 걸쳐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문제가 심각한 충격을 주는 사고로 계속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성수대교와 삼풍백화점의 붕괴 원인은 결국 뇌물로 불법과 부정을 용인했기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진도에서 침몰한 세월호 사고도 불법과 부정의 문제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을 것 같다. 실수와 잘못을 기억하거나 고치지 못하게 하는, 비논리적이고 감정적인 국민성도 문제다. ‘빨리빨리’라는 국민의식은 원칙을 무시하게 했고, 불분명하고 경솔하게 일을 처리하는 습관을 갖게 했다. 결국 한국인의 부도덕하고 부정직한 의식구조는 엄청난 화를 당하는 원인이 됐다.
필자는 우리 사회의 대형 사고들을 바라보면서 기독교인들의 도덕성과 준법성, 질서의식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래서 목회 현장의 교인들이 어떤 행동양식을 가지고 생활하고 있는가를 관찰했다. 상당한 기간 기회 있을 때마다 교인들의 행동을 살펴봤다. 주관적 판단인지 모르겠지만 기독교인들의 도덕성과 준법성이 비기독교인보다 낫다는 점을 발견할 수 없었다. 같은 정서와 생활습관을 갖고 살아가는 한국인일 뿐이었다. 그래서 목회를 하며 교인들의 준법정신과 도덕성을 강조하게 됐다. 기회 있을 때마다 정직한 일처리와 다른 사람에게 불편을 주지 않는 공익사회의 중요성을 역설해 왔다.
기독교인들의 ‘은혜와 믿음 만능주의’ 생활양식에 많은 변화가 있어야 한다. 교인들은 성경책 가방을 들고 도로를 무단 횡단해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교회 이름이 적힌 승합차를 운전하면서도 교통법규를 지키지 않는다. 이처럼 기독교인들 가운데는 도덕성과 준법정신이 믿음과 무슨 상관이 있느냐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은 것 같다.
일본 사람들에 대한 우리의 국민감정은 매우 좋지 않다. 하지만 일본인들의 도덕성과 준법성은 우리가 배워야 할 사회적 가치라고 생각한다. 필자가 경험한 일본 사회는 뛰어난 준법성과 도덕성, 공익사회의 모습을 보여줬다. 지금 우리 사회는 이기주의적 사고방식, 불법과 부정이 너무 만연해 있고, 원칙이 쉽게 깨지며, 존중해야 할 공익정신이 매우 아쉽다.
예수께서 제자를 선택하실 때 어떤 사람은 그물을 던지는 모습을, 어떤 사람은 그물 깁는 모습을 보셨다(막 1:16∼20). 뇌물로 사람의 마음을 사거나 편법과 불법이 아니라 일에 대한 “성실과 정성” “정직과 열심”을 보셨다는 뜻이다. 지금 우리 사회는 이런 사람들이 가장 필요하다는 생각이 간절하다.
<여주중앙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