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 여객선 침몰] 정홍원 총리 휴양지 한옥 펜션 유숙 논란
입력 2014-04-22 03:36 수정 2014-04-22 15:54
세월호 침몰 사고 지휘를 위해 전남 진도에 내려간 정홍원 국무총리가 한옥 펜션에 묵었던 것으로 21일 알려졌다. 평소 같으면 더 좋은 숙소라도 문제될 게 없겠지만 차가운 체육관 바닥에서 밤잠을 설치는 실종자 가족들을 생각하면 좀 더 신중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안전행정부 국장이 세월호 침몰 사망자 명단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으려다 물의를 빚어 사표가 수리되는 등 정부 관계자들의 처신이 논란을 빚고 있다.
정 총리는 지난 18일 진도군 의신면 사천리 운림 삼별초공원 내 펜션인 한옥체험관에 유숙했다. 한옥 펜션이 있는 삼별초공원은 삼별초 테마광장과 남도진성, 궁녀둠벙(웅덩이) 미니어처, 농어촌 체험장, 동백 미로공원, 허브정원, 초화류 원지, 휴게실 등이 조성돼 휴양지로 각광받고 있다. 진도군이 운영하는 이 펜션은 현재 정부 측 인사들로 꽉 차 방을 예약하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지역 다른 펜션의 경우 4인용 객실 기준으로 1박당 3만~5만원이지만 이 한옥 펜션의 숙박비는 10만원으로 진도 내에선 최고급 숙박시설이다. 한옥 펜션이 있는 삼별초공원 체험관은 진도군이 농림축산식품부 공모 사업인 농업농촌 테마공원 조성사업 일환으로 총 사업비 88억원을 투입, 지난해 4월 개장했다.
세월호 침몰 사고 실종자 유가족들은 정 총리가 휴양지에 있는 한옥 펜션에서 숙식했다는 소식에 비판적이다. 유가족 이모(49)씨는 “정부 관료들의 형식적인 위로에 실망한 게 한두 번이 아니어서 국무총리가 휴양지에 머물고 간 것은 놀랄 일도 아니다”면서 “이젠 무능한 정부에 더 바랄 것도 없다”고 말했다.
총리실 관계자는 “고급 펜션이 아니라 농촌체험관”이라며 “진도에 3박4일 동안 머물면서 하루는 체험관에서, 이틀은 군수실 간이침대에서 자고 세종시로 올라왔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군수실에서 자면서 김밥으로 끼니를 때우곤 했다”고 말했다.
진도 일대에는 호텔이 없고 여관과 모텔뿐이어서 정 총리가 묵을 곳이 마땅치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총리실 측은 “숙소를 구하기가 쉽지 않아 군수실에서 체험관을 소개해줬다”고 말했다.
진도=이영재 김영균 기자 yj311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