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 여객선 침몰] 사고나기 30분 전 신고접수? 의혹 꼬리무는 최초 침몰시각
입력 2014-04-22 03:11
세월호 최초 침몰 시각을 둘러싼 의혹이 끊이지 않고 있다. 알려진 침몰 사고 발생 시간보다 30여분 이상 앞섰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진도군청이 사고 당일 전남도청 상황실로 보낸 ‘세월호 여객선 침몰 상황보고’에는 사고발생 시각이 8시25분으로 적혀 있다. 앞서 목포해경은 세월호 침몰 신고가 상황실에 공식 접수된 것은 16일 오전 8시58분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 신고는 선장 등이 한 것이 아니라 수학여행을 떠난 안산 단원고 학생으로부터 휴대전화 연락을 받은 학부모가 한 것이다. 전남소방본부에는 이보다 6분 빠른 8시52분 단원고 학생이 한 것으로 추정되는 조난 신고가 이뤄졌다. 그러나 전남도청 상황실의 상황보고와 해경·전남소방본부가 발표한 시각은 30분가량 차이가 난다.
구조활동 참가자와 세월호 승선원 등도 실제 침몰 사고가 해경·전남소방본부가 발표한 시각보다 훨씬 이전에 발생했다고 증언하고 있다. 사고 직후 어선 5척과 구조활동을 하기 위해 현장으로 간 정모(52)씨는 “미역을 캐러 갔다가 마을 이장으로부터 연락을 받은 뒤 배를 몰고 사고 해역에 갔을 때는 오전 9시 훨씬 이전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구조자 중 승선원 송모(20)씨도 “승객 배식이 한창 이뤄지고 있던 때부터 배가 기울기 시작했다”며 시간은 오전 8시 조금 전이었다고 기억했다.
다만 일부 의혹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해양수산부 산하 기관인 국립해양조사원은 인터넷 홈페이지 항행경보(제14-155) 등에서 세월호 침몰 시각을 8시30분이라고 밝혀 의혹에 불을 지폈다. 항행경보는 “16일 오전 8시30분 진도 부근 해상에서 인천에서 제주로 항해하던 여객선 세월호가 침몰 중이며 수학여행 학생 등 승객 471명이 탑승 중이니 인근 해역을 항해하는 선박과 어선은 조난 구조에 협조해주시기 바랍니다”라고 적고 있다. 이에 대해 박경철 국립해양조사원장은 “침몰 지점 등 정확한 정보를 알지 못한 상태에서 해수부와 해경 상황실 등에 전화 문의한 결과”라며 “인근 선박에 항행경보를 통해 조난 상황을 재빨리 전파하려던 실무진의 단순한 착오”라고 해명했다.
지난 16일 세월호 침몰 사고 최초 신고 전인 오전 8시10분 단원고에 전화한 곳도 제주해경이 아니라 수학여행단 안전관리를 맡은 제주도 자치경찰로 확인됐다. 단원고 수학여행단이 탈 관광버스 운전기사의 음주 감지와 안전교육을 의뢰받은 자치경찰 김모 순경은 학생들을 맞으러 제주항에 나갔으나 애초 예정된 입항시간인 오전 8시30분이 가까워도 관광버스도 오지 않고 배도 입항하지 않자 학교로 연락했다. 다른 지역에는 자치경찰이 없어 전화를 받은 교사가 해경으로 착각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통화기록을 확인한 결과 전화한 시각은 오전 8시10분이 아닌 8시20분으로 파악됐다.
목포=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