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인종차별 상징’ 루빈 카터, 모두가 평등한 곳으로…

입력 2014-04-22 02:12

흑인이라는 이유로 인기 권투선수에서 하루아침에 살인범으로 몰려 19년이나 옥살이를 하다 무죄로 풀려나며 부당한 인종 차별의 상징이 된 루빈 카터가 숨졌다. 76세.

그의 오랜 친구인 존 아티스는 20일(현지시간) 루빈 카터가 잠자던 중 숨을 거뒀다고 말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전립선암으로 투병해왔다.

카터는 태풍이 몰아치듯 주먹을 휘두른다 해서 ‘허리케인’이란 별명으로 불리며 프로복싱 미들급 세계 1위까지 오르는 등 승승장구했다. 그러다가 1966년 뉴저지의 한 선술집에서 백인 남성 3명을 죽인 살인범이라는 누명을 쓰게 된다. 카터는 친구인 아티스와 함께 종신형을 선고받았으며 76년 다시 열린 재판에서도 유죄로 판정받았다.

그러나 진실을 밝히려는 레스티 마틴이라는 16세 흑인 소년의 끈질긴 노력과 주변의 석방운동에 힘입어 85년 마침내 무죄로 풀려났다. 이 과정에서 카터가 겪은 고난과 인종차별 문제는 미국 포크록의 전설 밥 딜런이 75년 발표한 ‘허리케인’이라는 곡으로 대중에 알려졌으며, 99년엔 ‘허리케인 카터’라는 제목으로 영화화되기도 했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