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10년 전 갔던 수학여행 코스… 억장 무너진다” 스포츠계 ‘세월호’ 애도 물결

입력 2014-04-22 03:36

“제가 10년 전에 갔던 수학여행 코스여서 억장이 무너지는 것 같습니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27·LA 다저스)이 야구공 대신 펜을 들었다. 류현진은 21일(한국시간) 애리조나와의 홈경기에 앞서 다저스타디움 주차 6구역에서 30분간 침통한 표정으로 팬 사인회를 열었다. 그는 3일 전에는 HJ99재단을 통해 1억원을 세월호 피해자들을 위해 기부했다.

사인회에는 한국 교민 뿐 아니라 미국팬들까지 300여명이 찾아 모금함에 기부금을 넣고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류현진은 “이런 사고가 다시는 일어나면 안 된다”면서 “내가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인천 동산고 출신인 류현진은 “동산고 재학시절 인천에서 배를 타고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다녀온 루트이기 때문에 처음 사고 소식을 들었을 때 남의 일처럼 느껴지질 않았다”고 회고했다.

류현진은 “새로운 여행지에 대한 호기심 등으로 제주도 수학여행을 즐겼던 장면들이 떠올랐다”면서 “바로 그 길, 제주도에 닿지도 못한 채 진도 앞바다에서 학생들이 겪은 참사를 생각하면 억장이 무너지는 것 같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류현진은 23일 필라델피아전와 홈경기에 선발 등판한다.

유니세프 국제친선대사인 ‘피겨 여왕’ 김연아(24)도 유니세프를 통해 1억원을 기부했다. 김연아는 이날 트위터에 “기적이 일어나길 간절히 기도합니다”라는 글도 올렸다.

프로야구선수협회는 성금 5000만원을 모았다. 선수협회는 “침몰 사고 피해자 유족들이 비극을 잊고 일상에 복귀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을 둘 것”이라며 “야구팬들도 동참해주기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경기도 안산 출신인 김광현(26·SK)이 성금 1000만원을 기부한데 이어 NC 선수단도 2000만원의 성금을 전했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 RBC헤리티지 대회에서 합계 이븐파로 공동 31위에 그친 최경주(44·SK텔레콤)는 대회 4일 내내 흰색과 검은색 옷·모자를 번갈아 착용하며 세월호 희생자들을 애도했다. 20일 막을 내린 한국프로골프 동부화재 프로미오픈 주최 측과 선수들은 7639만원을 희생자 및 실종자 가족을 위한 성금으로 전달키로 했다. 성금은 사랑의 버디(3189만원), 사랑의 프로미존(2450만원), 그리고 총상금의 5%(2000만원)을 합한 금액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지난 17일 구단 공식 트위터를 통해 “한국의 여객선 침몰 사고 희생자에 애도를 표한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아스널의 수비수 페어 메르테자커는 트위터에 “한국에 계신 분들께 위로의 말을 올린다”며 한글로 “기적을 빕니다”라고 적었다. 미국프로농구(NBA) 스타 파우 가솔(LA 레이커스)도 지난 18일 자신의 SNS 계정에 세월호 관련 애도 메시지를 올리고 모금을 독려하기도 했다.

윤중식 기자 yunj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