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국적이고 세련된 50년 전 이 여인은 누구일까

입력 2014-04-22 02:24


대한민국예술원 개원 60주년 기념

작고 회원 35명 등 ‘어제와 오늘’ 전


1960년대 이화여대에서 가장 예뻤던 학생은 어떤 모습일까. 김인승(1911∼2001) 화백이 1966년 그린 인물화 ‘청(聽)’(사진)의 주인공을 보자. 당시 이화여대 교수로 있던 김 화백은 이 작품에 대해 “이화여대에서 가장 예쁜 여학생을 그렸다”고 했다. 꽃무늬가 있는 원피스를 입고 바이올린 연주를 듣고 있는 여학생은 지금 봐도 세련된 모습이다.

북한 개성 출신인 김 화백은 일본 도쿄미술학교 서양화과를 나와 1937년 조선미술전람회(선전)에 ‘나부’로 최고상을 수상하면서 화단에 이름을 알렸다. 그의 인물화 특징은 대상을 정확하게 관찰하고 묘사하는 데 있었다. 다만 얼굴 묘사는 자신만의 주관적인 미의 기준을 적용시켰다. 그에게 미의 기준이란 서구 유럽의 여인들과 같은 이국적인 분위기였다.

대한민국예술원 개원 60주년을 기념해 7월 27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에서 열리는 ‘어제와 오늘’ 전에 이 작품이 출품됐다. 전시에는 예술원 미술분과의 작고 회원 35명과 현재 회원 22명의 작품 79점이 소개된다. 김 화백 외에도 고희동 이상범 김환기 김기창 박노수 남관 이대원 김종영 천경자 김흥수 등 한국 근현대미술사에서 획을 그은 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인다.

한국 최초의 미술 유학생인 고희동의 동양화 ‘하경산수’, 한국 추상회화를 대표하는 김환기의 ‘운월’, 근대 조각의 선구자였던 김종영의 조각 작품, 힘찬 붓놀림과 역동성이 느껴지는 김기창의 ‘군마도’ 등 지금은 고인이 된 작가들의 대표작이 모였다. 생존한 예술원 회원 중에서는 90세 이상의 작가만 7명이나 된다. 전시는 무료. 덕수궁입장료 1000원은 별도다(02-2022-0600).

이광형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