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친 가족들위해” 한국교계, 세월호 침몰 현장 긴급구호 '구슬땀'
입력 2014-04-21 16:45
세월호 침몰 엿새째인 21일에도 전남 진도 팽목항에서는 진도군교회연합회와 한국구세군 등 교계 봉사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팽목항에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는 진도군교회연합회의 조원식 목사는 21일 “생존자 발견 없이 주말을 보내고 난 뒤, 가족들이 많이 지쳐 있는 모습”이라며 “중간 중간 정신을 잃고 앰뷸런스에 실려 가는 가족들을 볼 때마다 마음이 매우 아프다”고 전했다. 조 목사는 “오늘부터 날씨가 좋아져서인지, 모자를 찾는 분들이 많아져 급히 모자를 주문했다”고 말했다.
지역 내 70여 교회가 참여하고 있는 진도군교회연합회는 16일부터 팽목항과 진도실내체육관에서 3교대로 24시간 지원캠프를 운영하고 있다. 매일 50여명의 목회자와 성도들이 캠프를 지키며 하루 200인분의 식사를 제공하고 있다. 또, 일반식이 어려운 이들에게는 죽을 만들어 전달한다. 경황없이 진도에 내려 온 가족들과 봉사자들을 위한 속옷과 양말, 세면도구 등 생필품도 제공 중이다.
이랜드복지재단이 위탁 운영중인 진도노인복지관도 팽목항과 진도체육관에 머물고 있는 가족들을 지원하고 있다. 복지관은 개인 후원자와 이랜드 본사에서 전달 받은 물품을 ‘긴급구호키트’로 제작해 현장의 실종자 가족들에게 나눠주고 있다. 구호키트는 양말과 속옷, 수건, 보온용품, 패딩 점퍼 등으로 구성돼 있다. 21일에만 310개의 구호키트를 현장에 있는 가족들에게 나눠줬으며, 지원품이 들어오는 대로 구호키트를 추가 제작한다는 계획이다.
한국구세군도 매일 1000여명에게 식사를 제공하는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구세군 측은 진도에서의 모든 상황이 종료될 때까지 구호활동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구세군과 진도군교회연합회는 지난 20일부터 오후 8시마다 기도회를 시작했으며, 봉사활동이 끝날 때가지 계속할 예정이다. 조 목사는 “현재 팽목항에 있는 실종자 가족 중에는 교인이 매우 많다”며 “캠프에 들러 간절한 목소리로 기도를 부탁을 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
한편, 사고발생 당일부터 긴급구호 활동을 벌인 한국기독교연합봉사단은 지난 19일 진도군교회연합회에 캠프를 인계하고 상경했다. 봉사단 관계자는 “진도군교회연합회와 긴밀히 연락하며 필요 물품을 지속적으로 제공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16~17일 구호활동을 벌인 ㈔지구촌사랑나눔도 진도군교회연합회의 요청에 따라 지속적인 지원활동을 펼칠 것이라고 밝혔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