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 여객선 침몰] “무리한 객실 증축이 침몰 원인” 집중 수사

입력 2014-04-21 04:07

여객선 세월호의 무리한 객실 증축이 세월호의 ‘빠른 침몰’ 원인 중 하나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선박 구조 전문가들은 객실 증축으로 배의 무게중심이 위로 이동했고, 한쪽으로 기울었던 배가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침몰한 것으로 보고 있다. 세월호의 원래 선장 신모씨가 ‘세월호의 구조 변경 이후 운항이 불안하다는 얘기를 회사에 여러 차례 호소했다’는 증언도 일부 언론에 보도됐다. 검·경 합동수사본부는 객실 증축 및 선박 검사과정에서 위법행위는 없었는지 관련자들을 소환해 집중 조사하고 있다.

세월호는 지난 2012년 10월 일본에서 도입됐다. 청해진 해운은 다음 해 3월까지 4개월 동안 전남 목포 조선소에서 선박을 개조했다. 세월호의 무게는 최초 건조시보다 239t 늘어난 6825t이 됐다. 배 윗부분에 위치했던 객실은 한 층이 더 늘어났다. 각 층마다 객실을 늘리는 식으로 구조를 변경한 것이다. 3층 56명, 4층 114명, 5층 11명 등 모두 181명을 더 수용할 수 있는 공간이 늘어났다. 객실 증설 공사로 여객 정원은 921명으로 늘어났다.

객실을 위로 올리면서 선박의 무게중심은 위로 이동했다. 세월호와 같은 여객선들은 통상 화물선보다 무게중심을 위에 두도록 설계된다. 승객들의 쾌적함을 위해서다. 무게중심을 위에 둘 경우 배의 흔들림은 다소 줄어든다. 하지만 그만큼 배가 쉽게 기울게 되고, 원래 자리를 되찾기는 더 어려워진다. 전문가들은 증축공사로 세월호의 복원성이 떨어졌고, 침몰 속도도 더 빨라진 것으로 보고 있다. 김세원 한국해양대 교수는 20일 “통상 여객선이 2시간 만에 침몰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무게중심이 위로 이동해 선박 복원성이 떨어졌을 수 있다”고 밝혔다.

무게가 늘어난 세월호는 취항 전 복원성 검사를 다시 받아야 했다. 증축을 하면서 배의 안정성이 떨어졌을 가능성 때문이다. 하지만 세월호는 지난 2월 한국선급에서 진행됐던 정기 안전검사에서 운항에 이상이 없다는 ‘합격’ 판정을 받았다. 검·경 합수부는 20일 선박에 대한 안전검사를 담당하는 한국선급 목포지부 관계자를 소환해 조사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