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 여객선 침몰] 상황실 앞에서 기념사진 찍으려 한 안행부 감사관

입력 2014-04-21 04:01


서남수 교육부 장관과 김수현 서해지방해양경찰청장의 부적절한 처신이 실종자 가족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서 장관은 침몰 사고 당일이었던 지난 16일 구조된 학생들과 실종자 가족들이 모여 있는 전남 진도실내체육관을 찾았다. 서 장관은 구조된 학생들과 실종자 가족들이 바닥에 앉아 있는 상황에서 의전용 의자에 앉아 컵라면을 먹는 장면이 일부 언론에 포착됐다. 이런 서 장관의 모습에 인터넷 등을 중심으로 부적절하다는 여론이 높았다. 서 장관은 이틀 후인 지난 18일 희생자 학생 장례식장을 찾은 자리에서도 유족들의 항의를 들어야 했다. 서 장관의 한 수행원이 경기도 안산의 한 장례식장에서 유족에게 “교육부 장관님 오십니다”라고 귓속말을 했다. 유족들은 곧바로 “어쩌란 말이냐. 장관 왔다고 유족들에게 뭘 어떻게 하라는 것이냐”고 격하게 항의했다.

김수현 서해해경청장은 19일 진도 팽목항에서 있었던 실종자 가족들과의 면담 자리에서 “이제 더 이상 내가 할 일이 없다”며 “난 두 손 다 들었으니까 더 원하는 게 있으면 내 윗사람한테 가서 얘기해라”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종자 가족들이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며 해경에 더욱 적극적인 수색을 주문하자, 김 해경청장이 자포자기 식 발언으로 책임을 회피했다는 것이다. 당시 김 해경청장의 발언을 직접 들은 실종자 가족은 “김 청장이 사고 수습을 통솔하기는커녕 무책임한 발언을 해 당황스러웠다”며 “해군에 협조도 안 되고, 제대로 된 지휘체계가 있기나 한 것이냐”고 거세게 항의했다. 김 해경청장을 배석했던 한 경찰 관계자는 “당시 김 청장의 발언은 실종자 가족들이 ‘군에 직접 명령을 내려라’, ‘배를 인양해라’ 등 한꺼번에 여러 요구를 하다보니 얼떨결에 나온 것”이라면서도 “(김 청장이) ‘물러나야겠다’고 하기에 ‘그러면 안 된다’ ‘아랫사람들을 위해 참아 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진도=김유나 기자, 김수현 기자 siemp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