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서울 원정 징크스 날렸다
입력 2014-04-21 02:35
포항이 공격수 김승대의 결승골을 앞세워 ‘서울 원정 징크스’를 깼다.
포항은 2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 9라운드 경기에서 서울을 1대 0으로 제압했다. 포항은 이로써 2006년 8월 30일 이후 서울 원정 11경기(2무 9패) 무승 징크스를 털어냈다. 최근 3연승 및 7경기 연속 무패 (6승 1무)를 기록한 포항은 6승1무2패(승점 19)로 전북 현대(승점 17)를 제치고 선두 자리를 되찾았다. 서울은 1승3무5패가 됐다. 시즌 6호 골을 기록한 김승대는 득점 선두 자리를 지켰다.
포항은 전력의 핵심인 이명주가 경고 누적으로 출장하지 못해 고전하며 경기 초반부터 서울의 파상 공세에 시달렸다. 서울의 오른쪽 윙백 차두리는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해 팀 동료들에게 공격 기회를 만들어 줬다. 포항 선수들은 수세에 몰린 채 역습만 노렸다. 포항은 전반 슈팅에서 2대 5로 열세를 보였다.
황선홍 포항 감독이 후반 원톱 유창현을 빼고 고무열을 투입한 뒤에도 게임은 풀리지 않았다. 이 때 김승대가 해결사로 나섰다. 김승대는 후반 31분 서울의 골지역 오른쪽에서 상대 선수 2명을 제친 뒤 가벼운 오른발 슈팅으로 그물을 흔들었다. 창원축구센터에선 경남 FC와 상주 상무가 득점 없이 비겼다.
경기장은 애도 분위기에 휩싸였다. 최용수 서울 감독은 “이런 참사(세월호 침몰)가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 된다”며 붉은색 바탕에 남색 사선이 새겨진 ‘행운의 넥타이’ 대신 검은 넥타이를 착용했다. 황 감독은 경기 전 “마음이 무척 무겁고 안타깝다”며 골을 넣더라도 지나친 세리머니를 자제하라고 선수들에게 지시했다.
서울과 포항의 경기에선 북을 치거나 깃발을 흔드는 등의 공식 응원은 진행되지 않았다. 서울과 포항 응원단은 각각 “우리는 기적이 일어나기를 기도합니다” “힘내세요. 반드시 돌아올 것입니다. 기적은 그대들을 위해 당연합니다”라고 적은 배너를 내걸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카디프시티에서 활약하는 김보경은 팔에 검은 완장을 차고 그라운드를 누볐다. 영국 방송사는 김보경의 팔에 두른 완장을 조명하며 세월호 침몰사고에 대해 위로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