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 시대… 연비 높이는 방법은 타이어만 잘 골라도 연비 4∼5% 쑥쑥
입력 2014-04-21 02:28
요즘 연비 좋은 차가 인기다. 많은 소비자가 연비를 0.1㎞/ℓ 단위까지 꼼꼼히 비교하지만 놓치기 쉬운 게 있다. 바로 타이어다. 자동차 전문가들은 타이어만 잘 골라도 4∼5% 연비 향상 효과가 있다고 말한다. 일반적으로 차 무게를 10% 줄여야 6% 연비 향상 효과를 보는 점을 고려할 때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수치다.
◇폭이 좁을수록 연비 좋아=연비와 타이어의 상관관계에 관한 첫 번째 상식은 폭이 좁은 타이어일수록 연비가 높다는 것이다. 현대자동차가 최근 출시한 LF쏘나타는 타이어에 따라 연비를 다르게 표시해 논란이 됐다. 16·17인치 타이어 휠이 장착된 차량은 연비가 12.1㎞/ℓ이지만 18인치 타이어 휠이 장착된 차는 11.6㎞/ℓ이다. 현대차는 “18인치 휠 타이어의 폭이 30㎜ 더 넓어 더 안정적이지만 연비에서는 불리하다”고 말했다.
고성능 타이어는 연비에서 손해 보는 경우가 많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20일 “제동력과 소음, 연비 등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것은 어렵다. 한쪽이 좋아지면 다른 쪽은 성능이 덜 감소되도록 하는 게 타이어 기술력”이라고 말했다.
타이어가 연비를 잡아먹는 원리는 굴신운동과 회전저항을 이해해야 한다. 굴신운동은 타이어가 차에 무게에 눌려 주행 중 눌렸다 펴지는 것을 뜻한다. 이 과정에서 열에너지가 발생해 바퀴를 돌리는 데 필요한 힘을 분산시킨다. 바퀴의 회전을 방해하므로 이를 회전저항으로 부른다. 회전저항을 최소화하는게 연비가 좋은 타이어를 만드는 핵심 원리다.
타이어 업체들은 연비 효율을 높인 친환경 타이어를 내놓고 있다. 타이어 내부 설계를 바꿔 굴신운동이 덜 일어나게 하거나 열에너지 발생을 최소화하도록 고무 배합을 달리한 것이다. 한국타이어는 2012년 4월 친환경 타이어 ‘앙프랑 에코’를, 금호타이어는 같은 해 3월 ‘에코윙S’를 출시했다.
◇1등급 타이어로 교체하면 연비 6.9% 향상=연비가 좋은 타이어를 고르려면 에너지소비효율등급을 확인하면 된다. 정부는 2012년 12월부터 타이어의 회전저항과 젖은 노면 제동력을 측정해 타이어를 1∼5등급으로 나눠 표시하게 하고 있다. 각 타이어의 에너지효율등급은 에너지관리공단 홈페이지에서도 확인이 가능하다. 에너지관리공단은 “5등급 타이어를 1등급으로 교체하면 연비가 약 6.9% 좋아진다”며 “연비 14㎞/ℓ인 차인 경우 기름값을 연간 12만3000원 아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비보다 회전능력과 제동력 등 성능이 더 중요하다면 선택을 신중히 해야 한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친환경 타이어는 아무래도 고무가 딱딱하다”면서 “연비는 좋겠으나 충격에는 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비를 위해 무조건 휠과 폭이 작은 타이어를 선택하는 것도 좋지 않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평소 어떤 길을 많이 다니는지 등을 고려해 차의 특성에 맞는 타이어를 택해야 한다”고 했다.
비용을 들이지 않고 연비를 개선하는 방법도 있다. 타이어 공기압을 수시로 점검해주는 것이다. 에너지관리공단에 따르면 공기압을 적정 수준으로 유지할 경우 1% 연비 향상이 가능하고 연간 기름값 2만원을 아낄 수 있다. 공단의 건물수송에너지실 박성우 팀장은 “3개월 주기 점검이 권장되지만 자주 점검할수록 효과가 더 좋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고 말했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