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슬픔당한 가족위해” NCCK, 5월11일까지 공동기도주간 선포
입력 2014-04-20 16:25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세월호 침몰 사고와 관련, 21일부터 가정주일인 다음달 11일까지를 ‘슬픔을 당한 가족과 함께하는 공동기도주간’으로 선포한다고 20일 밝혔다.
NCCK는 지난 19일 오전 7시, 서울 중구 세종대로 대한성공회 서울교구 주교관에서 긴급 교단장 회의를 갖고 이같이 결정했다. 이에 따라 NCCK 회원 교단장들은 소속 교회에 같은 기간 새벽기도회 및 주일 예배에 세월호 관련 주제를 놓고 특별기도 시간을 가져줄 것을 당부하고, 교인뿐 아니라 시민들도 함께 기도할 수 있는 기도처를 교회별로 마련토록 독려할 방침이다.
NCCK 임원들은 또 가족들의 입장을 고려해 현장 방문 및 위로 등의 행사는 자제키로 했다. 대신 현재 전남 진도에서 밥차와 빨래차 운영 등 긴급구호 활동을 벌이고 있는 한국구세군 및 진도지역 교회연합회의 활동에 힘을 보태고, 현장에서의 추가 요청사항을 적극 지원키로 했다. 또, 별도의 연합예배나 기도회를 조직하는 대신 경기도 안산 명성교회가 진행 중인 촛불예배에 교단과 교파를 초월해 참여키로 했다.
NCCK는 이날 회원교단장 명의의 성명 ‘세월호 사고와 관련하여 한국교회에 드리는 글’을 발표하고 “목회자로서, 종교인으로서 많은 생명들을 죽음의 두려움 앞에 이르게 한 일에 대해 커다란 책임을 느낀다”며 “한국교회가 단 한 사람의 생존자까지 무사히 가족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해 주실 것을 당부한다”고 전했다. 이어 “이익과 생명을 맞바꾸는 행위를 서슴지 않는 사회에 침묵과 방관의 모습을 보였던 죄를 고백한다”며 “유가족들과 아직 생존조차 확인되지 않아 슬픔에 잠겨 있는 가족들의 아픔에 동참하는 심정으로 이미 준비되었거나 또는 준비하는 행사들의 자제를 요청 드린다”고 당부했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
NCCK ‘세월호’ 여객선 사고와 관련하여 한국교회에 드리는 글 전문
지금 한국사회와 교회는 어린 학생들을 포함한 수많은 승객과 승무원을 태운 세월호의 침몰 소식을 접하고 슬픔과 염려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가장 먼저 아직 생사가 확인되지 않고 있는 생명이 모두 가족의 품으로, 우리들의 품으로 돌아오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그리고 슬픔 속에 있는 이들과 함께 한없이 슬퍼하셨던 그리스도의 마음을 희생자와 가족들에게 전해드립니다.
목회자로서, 종교인으로서 많은 생명들을 죽음의 두려움 앞에 이르게 한 이일에 대하여 커다란 책임을 느낍니다. 이익과 생명을 맞바꾸는 행위를 서슴지 않는 사회에 침묵과 방관의 모습을 보였던 죄를 고백합니다. 모든 이들이 안전하게 꿈꾸고 희망을 키울 수 있는 세상을 만들지 못했음에 마음 깊이 사죄를 드립니다.
한국교회 교우 여러분, 간절한 기도로 함께 해주시기 바랍니다. 단 한사람의 생존자까지 무사히 가족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해 주실 것을 당부 드립니다.
특별히 슬픔에 동참하는 한국교회에게 간곡히 바라기는 자루 옷을 입고 재를 뒤집어쓰는 마음으로 기쁨과 축하의 모습들은 잠시 내려놓아 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어설픈 위로보다는 회개와 탄식의 기도로 함께 해주시기 바랍니다. 설익은 대책보다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유가족들과 아직 생존조차 확인되지 않아 슬픔에 잠겨 있는 가족들의 아픔에 동참하는 심정으로 이미 준비되었거나 또는 준비하는 행사들의 자제를 요청드립니다.
열악한 조건과 상황 속에서 구조에 온 힘을 쏟고 계시는 모든 분들에게 지혜와 용기가 함께 하시기 바랍니다. 실종자 수색과 구조를 위해 모든 노력을 강구해주시기 바랍니다.
꺼져가는 심지도 끄지 않으시고 작은 신음에도 응답하시는 소망의 하나님께서 우리의 간절한 기도를 들으시어 모든 실종자들이 가족의 품으로 하루속히 돌아오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2014년 4월 19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회장 박종덕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김영주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장 김동엽 목사
기독교대한감리회 감독회장직무대행 박계화 감독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장 박동일 목사
한국구세군 박종덕 사령관
대한성공회 김근상 의장주교
기독교대한복음교회 총회장 이동춘 목사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총회장 박성배 목사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총회장 이영훈 목사
한국정교회 조성암 대주교
기독교한국루터회 총회장 김철환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