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 여객선 침몰] 세월호서 일하던 ‘선상 커플’ 결혼 앞두고 주검으로
입력 2014-04-19 02:58
여객선 세월호 침몰사고로 숨진 아르바이트생 김기웅(28·인천 간석동)씨와 승무원 정현선(28·인천 검암동)씨가 결혼을 약속한 사이로 확인돼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인천 구월동 길병원에 차려진 김씨의 빈소에는 18일 초·중·고·대학 동창생 등 지인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김씨의 어머니 김광숙(59)씨는 “둘이 4년을 사귀었다. 기웅이가 학교를 졸업하면 올해 가을쯤 결혼시킬 계획이었다”며 “그렇게 예쁜 애들이 어떻게 이런 일을 당할 수 있느냐”며 눈물을 터뜨렸다.
인천대 재학 중인 김씨는 군에서 제대한 뒤 용돈을 벌겠다며 4년 전부터 선상에서 불꽃놀이 아르바이트를 해 왔다고 한다. 어머니 김씨는 “아들은 (청해진해운 소속 다른 여객선인) 오하마나호만 타고 제주를 오갔는데 4월에는 행사가 많아 세월호까지 타게 된 것”이라며 “처음 사고 소식을 접했을 땐 아들이 세월호에 탄 것도 모르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세월호 승무원인 현선이가 안전한지만 알아보고 있었는데 이모부로부터 기웅이도 세월호에 탔다는 전화를 받았다”며 “하늘이 무너지는 심정이었다”고 오열했다. “자상하고 애교 많은 아들을 먼저 떠나보내야 한다니… 정말 살고 싶지 않다”며 울먹였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