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 여객선 침몰] 100t가량 적게 실었다지만… 화물·차량 적재한도 초과했을 수도
입력 2014-04-18 23:21 수정 2014-04-20 15:49
세월호 침몰 원인 중 하나가 과적이라는 의혹이 18일 제기됐다. 급회전하는 과정에서 결박이 풀려 한쪽으로 쏠린 화물의 엄청난 하중 때문에 배가 기울어졌고 복원력을 상실해 침수와 침몰이 급속도로 진행됐다는 것이다.
사고 여객선 선사인 청해진해운에 따르면 사고 당시 세월호에는 승용차 124대, 1t(적재가능 중량 기준) 화물차량 22대, 2.5t 이상 화물차량 34대 등 차량 180대와 화물 1157t 등 총 3608t의 화물과 차량이 실려 있었다. 특히 세월호에는 최소 무게 50t 이상의 대형 트레일러 3대도 실려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트레일러 뒤에는 무게 20t가량 되는 대형 철제 탱크가 달려 있었다.
세월호에 탑승했다가 생존한 트레일러 기사 A씨는 “사고 당시 여객선이 급회전하면서 트레일러와 화물들이 쏟아졌고 이 때문에 여객선이 짧은 시간에 침몰한 것 같다”고 말했다.
세월호에 실린 화물과 차량은 적재 한도(3794t)보다 100t가량 적었다. 하지만 해운업계에서는 화물과 차량이 적재 한도를 초과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세월호를 자주 이용했다는 화물차량 기사 정모(45)씨는 “4.5t 화물차량 짐칸에 보통 20t의 화물을 싣는다”며 “화주들이 운반비를 아끼기 위해 한번에 많이 실어 달라고 요구한다”고 말했다.
정씨는 “선사가 항해시간, 화물 적재 상태, 화물량 등이 포함된 출항 전 점검보고서를 작성해 선사 단체인 한국해운조합의 운항관리실에 통보하지만 단속을 제대로 하지 않아 과적이 일상적으로 이뤄진다”며 “세월호 침몰에 과적이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