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조난 탑승객을 생각하며…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우리를 버리시나이까
입력 2014-04-19 02:29 수정 2014-04-20 15:42
세월호야 세월호야.
그토록 화려함과 광대함을 자랑하더니,
설레임과 기대감으로,
수학여행의 기쁨을 이기지 못하던
우리의 아들딸들을 싣고 가는 날.
어찌하여 하필 너의 바다 위에서 좌초했느냐
바다야 차디찬 진도 바다야.
그렇게 좋은 날,
아무 죄 없는 순결한 우리 아들딸들에게
어찌하여 숨 막히도록 물을 먹였느냐.
아직 꽃망울 피지도 못했는데.
선장이여 일부 승무원이여!
침몰 전 남은 시간 목숨 걸고 최선을 다하였다면,
대피시키기에 그렇게 모자란 시간이 아닌데,
“승객은 움직이지 말고 가만있으라”말하고,
당신들은 급히 탈출하여 살아 돌아오고,
어찌하여
우리 아들딸들은 가두어 놓았는가.
“언니는 왜 구명조끼 안 입고 우리 학생들만 입히나요.”
“승무원은 맨 마지막이다 너희들은 빨리 탈출해라.”
사명 다하고 자신을 희생한 22살 소녀가장 승무원,
커튼 줄 묶어 20명을 구조하고 더 많은 생명 구조 못한 것
가슴 치며 저렇게 우는 중년의 탑승객.
교회여 한국교회여!
진보와 보수의 무덤에서 나오라.
오만과 편견과 안일과 절망의 늪에서 나오라.
예루살렘 망대가 무너져 18명의 희생됨을 보며,
그들이 우리보다 죄가 많아서가 아니다,
너희가 그것을 보고 회개하지 않는다면
그와 같이 되리란 말씀을 어찌 모르는가.
어찌하여 나사로야 나오너라,
요나를 토해내라는 기도능력은 역사하지 않았는가.
“친구야 진짜 내가 잘못했다. 용서해라. 사랑한다.”
“엄마, 말을 못할까봐 미리 말하는 거야. 엄마 사랑해.”
“물이 들어와요. 물이 선실에 차오른다.”
우리 아들딸들이 죽음 앞에서 이렇게 절규하는데,
엄마 아빠들은 오열하며 쓰러지고 기절하고 있는데,
하나님 나 데려가고 내 아들딸을 살려달라고 저렇게 피를 토하는데….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우리 청소년을 버리시나이까.
생명이요 부활이신 주여!
생존자는 살아 돌아오게 하시고
잠자는 자는 부활로 돌아오게 하소서.
고훈 <시인·안산제일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