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고통과 눈물의 바다에도 부활의 소망을
입력 2014-04-19 02:51
부활절을 맞아 우리는 인간의 모든 죄를 짊어지고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신 예수 그리스도의 삶을 되돌아보지 않을 수 없다. 예수님은 부활한 후 40일간 영광스러운 모습으로 나타나 제자들의 가슴에 참 신앙을 심어주셨다. 예수님의 부활로 말미암아 비로소 인간은 죄와 죽음으로부터 승리할 수 있다.
부활절은 기독교 최고의 축일이지만 올해는 ‘세월호’ 침몰 사고로 생사의 갈림길에 서 있는 수많은 실종자들의 무사 귀환을 위한 기도에 온 정성이 모아졌으면 한다. 어둡고 차가운 여객선에 갇혀 구원의 손길을 애타게 기다릴 실종자들에게 하나님이 친히 함께하셨으면 좋겠다. 아울러 아들과 딸 등 가족의 안녕을 기원하며 온 밤을 뜬눈으로 보낸 가족들에게도 희망의 등불이 꺼지지 않길 기도한다.
부활은 오늘 우리의 삶에서 드러내야 하는 생명력과 소명의식을 동시에 부여하고 있다. 부활을 믿는 기독인들은 절망을 희망으로, 미움을 사랑으로, 증오를 용서로 변화시켜야 하는 소명의식으로 무장하고 그런 실행력을 보여줘야 한다. 부활절을 맞은 우리 모두는 모세의 기적처럼 바닷물이 여객선에서 빠져나가길, 요나가 물고기 뱃속에서 소생한 것같이 우리의 아들 딸 모두 살아서 돌아오기를 기도한다.
돌이켜보면 한국교회가 근래 들어 분열과 대립으로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도 부활신앙의 실종에서 비롯된 측면이 없지 않다. 이번 부활절을 맞아 더 낮은 자세로 약자의 고통에 귀 기울이는 그리스도인의 마음가짐을 되찾아야 할 것이다. 하나님의 정의를 실현하는 나눔을 앞세우면서 희망의 시대를 열어갈 수 있기를 기도한다.
부활의 참된 기쁨은 이 땅의 모든 고통 받는 사람과 함께할 때 배가될 것이다. 한국교회도 이번 부활절 행사를 여객선 침몰 사고 실종자와 고통 속에 하루하루를 보내는 그 가족들을 위로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부활의 소망이 고통과 눈물의 바다에도 넘쳐 흘렸으면 한다. 동시에 모든 욕망을 십자가에 묻고 오직 예수 그리스도만 바라보는 신앙으로 거듭나기를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