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총 목회자 20여명 진도 현장 찾아 구출기원 합심기도
입력 2014-04-18 14:03
18일 새벽 밤사이 전남 진도 팽목항으로 시신 여러 구가 인양돼 들어왔다. 잠시 후 여기저기서 울부짖는 소리가 들렸다. 한 여성은 신원확인 과정에서 실신했다.
한켠에서는 자식을 찾아보겠다며 바다에 뛰어들려는 남성과 실랑이를 하는 경찰들이 눈에 띄었다. 사고현장 쪽을 바라보며 두 손을 모으고 간절히 기도하는 이들도 있었다. 사고대책본부에 구조소식을 문의하는 이들이 줄을 이었다.
‘에어포켓’의 세월호 생존자가 보낸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SNS 구조요청 문자 메시지가 허위라는 경찰 발표가 나오자, 크게 실망하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교회와 선교단체 등에서 나온 자원봉사자들도 실종자 가족에게 음식과 담요, 생활필수품을 공급하느라 바삐 움직였다. 대형 방송사 차량이 줄을 지어 서 있었고 취재열기 또한 뜨거웠다.
침몰사고 사흘째를 맞은 이날 이곳을 찾은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목회자 20여명은 실종자 구출을 기원하는 합심기도를 드렸다. 대표기도를 한 대표회장 홍재철 목사는 “아버지 하나님이여 이를 어찌하면 좋겠습니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사건 속에 울부짖는 형제와 부모가 있습니다. 아버지여 구원하여 주시옵소서”라고 부르짖었다. 이어 “아버지 우리는 힘이 없습니다. 한 치의 물 속 앞도 내다보지 못하는 어리석은 인간입니다. 전능하신 하나님이여 도와 주소서”라고 기도했다. 또 “지금 바다 밑에 있는 사랑하는 우리 자녀들이 숨을 쉴 수 있도록 도와주시옵소서. 그곳에 여호와의 생기가 들어가게 해 주시옵소서”라고 말했다. “그래서 우리 자녀들이 구조원이 올 때까지 살아남을 수 있기를 원합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아버지께 간구하는 것뿐입니다. 주님, 사람의 손은 떠났습니다. 전능하신 하나님의 손만이 남아 있사오니 지켜주시옵소서”라고 기도를 끝맺었다.
목회자들은 이날 사고 대책본부가 차려진 진도 실내체육관도 찾아 실종자 가족에게 바나나와 방울토마토, 오렌지 등 과일을 여러 차례 공급했다. 이동진 진도 군수를 만나 구조현황을 전해 듣고 교회가 사고가 수습될 때까지 봉사활동, 헌금, 구호물품 등으로 돕겠다고 약속했다.
개신대학원대학교 이사장 조경대 목사는 넋을 잃고 앉아있는 한 실종자 가족에게 다가가 “힘내시고 희망을 가지시라”고 위로의 말을 건넸다. 예장 개혁 전 총회장 정학채 목사는 “우리 교단에서도 교회학교 학생 5명이 실종됐다“며 “교인들이 많이 내려왔다. 수색작업이 진척을 보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기독대학교 총장 이강평 목사는 “참사소식을 듣고 가만히 앉아 있을 수 없어 방문했다”며 “한국교회가 기도와 물질 등으로 적극 도와야한다”고 말했다. 기독교한국침례회 부총회장 윤덕남 목사는 “하나님의 도움의 손길이 닿아 많은 이들이 구조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에 한 실종자 가족은 “목사님들이 이렇게 기도해 주시니 소식이 끊긴 자식이 돌아올 것 같다”며 울먹였다. 전정림 진도칠전교회 목사는 “한국교회와 성도들이 더 많이 기도해 달라”고 주문했다. 전 목사는 지역 어민들이 작은 배로 적지 않은 사람들을 구출했다고 전했다.
한기총은 이번 사고와 관련, 실종자가족 돕기 성금모금 캠페인을 벌이기로 했다. 오는 20일 부활절을 전후해 각 교단 및 교회별로 성금 모금에 나선다. 한기총은 이를 위해 성금모금운동본부를 조직하기로 했다. 홍 대표회장은 “어려움에 처한 이웃을 돕는 것이 교회의 본분”이라며 “한국교회와 성도들이 성금 모금으로 정성을 모아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