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 여객선 침몰] 정치도 멈췄다… 지방선거·국회일정 중단, 음주·골프 자제령

입력 2014-04-18 03:17


진도 여객선 침몰 사고 이틀째인 17일 정치권은 6·4지방선거 경선 일정과 선거운동을 잠정 중단하고 실종자 구조 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사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새누리당은 20일까지는 아예 경선을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이에 따라 서울시장 후보자 선출대회는 다음달 9일로 늦춰 열기로 했고, 부산·인천시장 경선은 각각 오는 29일, 30일에 개최키로 했다. 경기도지사 경선은 다음달 2일 진행기로 했다. 당분간 경선과 관련한 여론조사도 중단키로 했고 각 후보들에게는 당을 상징하는 빨간색 의상도 착용하지 말라는 지침을 내렸다. 전날 예정됐던 경기도지사 경선 후보 TV토론이 이미 취소된 데 이어 이날 서울시장 TV토론도 개최되지 않았다.

새누리당 서울시장 예비후보인 정몽준 의원, 김황식 전 국무총리, 이혜훈 최고위원과 경기도지사 선거에 출마한 남경필 의원 등 주요 경선 후보들은 침몰 사고 대책본부가 꾸려진 전남 진도군을 찾아 슬픔에 빠진 사망·실종자 가족들을 위로했다.

황우여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온 국민이 실종자들의 무사생환을 간절히 기원하고 있다”며 정부 당국에 최선을 다해 구조작업에 임해줄 것을 당부했다. 당 지도부는 소속 의원들에게 신중한 발언과 처신을 주문하는 동시에 골프 및 음주 자제령을 내렸다. 당 차원에서 ‘세월호 침몰 사고대책특별위원회’도 꾸리고 심재철 유수택 최고위원을 공동위원장으로 임명해 대책을 마련토록 했다.

새정치민주연합도 선거 관련 모든 일정을 중단·연기하도록 지역위원회와 시·도당에 공지했다. 선거 토론, 후보자 사무소 개소식뿐 아니라 당의 상징색인 파란색 점퍼를 입고 거리에서 하는 선거운동도 모두 중단하도록 했다.

안철수 공동대표는 경기도지사 예비후보인 김진표 의원, 김상곤 전 경기도 교육감, 원혜영 의원과 함께 이틀째 진도군에 머무르며 구조 현장을 지켰다. 안 대표는 팽목항에서 구조 진행 상황을 살펴보고 구조대원과 가족들을 위로했다.

김한길 공동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침몰사고 대책회의를 주재하며 “비통하고 참담한 심정”이라며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자식을 둔 어른으로서 더 안전한 사회를 만들지 못한 점에 대해 자책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새정치연합은 당 대책단을 대책위로 격상시키고 24시간 체제로 운영하기로 했다.

여야는 시급한 민생법안을 처리해야 된다는 취지에 공감해 관련 상임위는 정상 가동시켰다. 다만 향후 사고와 관련된 상임위 일정은 정부가 사고 수습에 전념할 수 있도록 순연키로 했다. 당장 안전행정위는 18일로 예정된 침몰사고 긴급 현안보고를 사고 수습 이후로 미뤘다.

국회는 19일 경내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KBS 전국노래자랑’ 녹화를 연기했고, 20일 국회 운동장에서 계획됐던 ‘3부(입법·사법·행정부) 축구대회’도 취소했다. 또 친절한 국회를 만든다는 취지로 패용했던 ‘스마일 배지’도 사고 희생자에 대해 애도를 표하는 의미로 당분간 달지 않기로 했다.

유성열 임성수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