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 여객선 침몰] 무성의한 청해진해운, 사고 대책본부 하루 만에 폐쇄
입력 2014-04-18 03:57
전남 진도 해상에서 침몰한 세월호 소속선사인 청해진해운이 무성의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청해진해운은 17일 인천 중구 연안부두로 사무실 내 사고대책본부를 폐쇄하고 회사 문도 잠갔다. 침몰사고 하루 만에 취재진 등 외부의 접근을 차단한 것이다. 회사 측은 당초 16일 브리핑을 통해 “여객선 탑승객과 국민들께 죄인의 심정으로 사죄드린다”면서 “인명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수습하겠다”고 밝혔었다.
하지만 회사 관계자들은 사무실 입구에 진을 치고 있는 취재진과의 접촉을 피하고 있는 상황이다. 외부에서 제기되는 의혹들에 대해 일절 해명을 하지 않고 있다. 한 직원은 “현재 해경이 조사하고 있어 우리도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청해진해운이 사고 대응 매뉴얼에 따라 직원들을 교육시키고 있는지도 의문이다.
승객 대피를 최우선시 해야 함에도 일부 승무원들은 사고 직후 승객들보다 먼저 탈출했다. 사고 선박이 기울기 전 구명정은 바다 밖으로 펼쳐지지 않았다. 실려 있던 구명조끼 중 270개는 선미에 보관돼 승객들이 접근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더구나 승객들을 선실에 머물러 있게 한 안내방송이 인명피해를 키웠다는 비난이 빗발치고 있는 상황이다.
세월호에는 선장을 비롯해 승무원들이 유사시 인명구조 활동을 한다는 매뉴얼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고명석 해양경찰청 장비기술국장은 브리핑에서 “통상적으로 선박에는 비상 매뉴얼이 있고, 승무원에 대한 교육도 시킨다”면서 “매뉴얼 교육을 제대로 시켰는지 여부 등은 수사를 통해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청해진해운 김한식(72) 대표는 17일 오후 9시쯤 사무실인 인천연안여객터미널 1층에서 대국민사과문을 발표했다. 회사 측은 김 대표가 사고 발생 직후 진도의 구조현장을 방문했다가 구조작업이 원활히 진행되지 못해 대규모 실종자가 발생하자 충격을 받고 쓰러져 병원에 입원했다고 설명했다.
청해진해운은 그동안 적자에 시달린 것으로 드러났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청해진해운의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현재 4억3320만2389원으로 2012년(13억4729만9973원)에 비해 현저하게 줄었다. 영업수익 측면만 보면 청해진해운은 4년간 평균 1억원씩의 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청해진해운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추진한 한강르네상스 사업인 한강수상관광콜택시 운영사이기도 했다. 2007년엔 서울시와 한강에 수륙양용버스를 도입·운영키로 했다가 1년 만에 사업을 백지화했다.
청해진해운은 또 금융감독원에 제출·공시한 감사보고서에 세월호를 ‘건설 중인 자산’으로 분류했다. 청해진해운이 2012년 10월 일본에서 세월호를 도입한 이후 지난해 3월까지 전남 목포에서 객실 증설 공사를 진행했기 때문에 건설 중인 자산으로 분류한 것으로 보인다. 이경원 기자, 인천=정수익 기자 sagu@kmib.co.kr
최정욱 이경원 기자, 인천=정수익 기자 jw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