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 “건강 괜찮아요”… 96일 만에 귀국

입력 2014-04-18 02:56

해외 체류 중이던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17일 오후 전용기 편으로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지난 1월 11일 출국한 지 96일만이다. 귀국을 계기로 경영 혁신을 위한 그룹 내 사업재편 작업이 더욱 가속화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입국장에는 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최지성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강호문 삼성전자 부회장, 신종균 삼성전자 IT·모바일(IM) 부문 사장 등이 나와 이 회장을 맞이했다.

이 회장은 기자들이 ‘건강이 어떠냐’고 묻자 자신의 몸을 가리키며 “보시는 대로 괜찮습니다”라고 짧게 답했다. 이어 ‘이마에 상처가 있는데 다쳤느냐’ ‘휴양을 잘하고 왔느냐’는 등의 질문에는 응하지 않았다. 최 실장은 “회장님께 ‘세월호’ 사고를 보고했고 회장님께서 ‘안타깝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회장은 지난 연말 귀국해 올해 연초 삼성그룹 신년 하례식과 사장단 만찬에 참석한 뒤 보름 만에 출국했다. 그동안 미국 하와이를 거쳐 최근에는 일본에서 체류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국내에 머무르는 동안 그룹 미래전략실과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의 보고를 받으면서 그룹 차원에서 추진 중인 ‘마하 경영’과 사업재편 작업을 직접 챙길 것으로 보인다. 마하 경영은 엔진뿐만 아니라 재질과 소재 등 모든 게 바뀌어야 초음속으로 날 수 있다는 이 회장의 경영 철학 중 하나다. 특히 신년 하례식 때 현 상황이 위기임을 강조했던 만큼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한 추가적인 주문이 있을지도 주목된다.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가 남긴 상속 재산을 둘러싼 소송에서 이맹희씨가 지난 2월말 동생인 이 회장을 상대로 상고를 포기함에 따라 ‘형제간 화해’가 이뤄질지도 관심이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