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 여객선 침몰] 스타들도 침통… 숙연한 대중문화계 예능·새 음반 ‘OFF’
입력 2014-04-18 03:13
진도 여객선 침몰 참사에 연예계 역시 슬픔에 잠겼다. 실종자의 무사 생환을 기원하고 희생자를 애도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방송가는 17일 예능 프로그램과 드라마 편성을 대부분 뉴스 특보로 대체했다. 영화계 역시 예정된 행사를 거의 다 취소했고 가수들은 새 음반 발표를 연기했다. 방송·영화·가요 부문 담당 기자들이 매일 수백 개씩 받던 보도자료는 그 숫자가 확연히 줄었다.
◇결방, 취소, 연기…대중문화계 일정 ‘스톱’=KBS MBC SBS는 전날에 이어 예능 프로그램과 드라마 방영을 상당수 취소하고 사고 현장 소식을 특보로 내보냈다. 일부 기자들과 앵커는 애도의 뜻을 담아 검은 넥타이를 매고 카메라 앞에 섰다. 시청률 조사기관인 TNmS에 따르면 뉴스특보가 시작된 16일 ‘KBS 뉴스9’(KBS1) 등 지상파 방송 3사의 메인 뉴스 합산 시청률은 40.2%에 달했다.
이들 방송사는 주말에 예정된 예능 프로그램과 드라마, 음악 프로그램 상당수도 결방하기로 했다. Mnet tvN MBC에브리원 등 케이블 채널들 역시 오락성 강한 프로그램은 방영하지 않을 계획이다.
방송가 행사들도 취소됐다. SBS는 이날 열기로 한 새 주말극 ‘기분 좋은 날’ 제작발표회를 열지 않았다. SBS는 대신 보도자료를 통해 “실종자분들이 모두 무사히 귀환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밝혔다. 제작발표회 취소와 함께 19일 예정이던 ‘기분 좋은 날’의 첫 방송 날짜도 26일로 미뤄졌다.
제작보고회, 시사회 등 각종 영화계 행사들 역시 대부분 취소됐다. 배급사 NEW는 이날 오전 송승헌 주연의 영화 ‘인간중독’ 제작보고회를 열 예정이었지만 “여객선 침몰 사고에 대해 애도를 전한다”며 행사를 열지 않았다. 애니메이션 ‘리오 2’도 이날 밤 열린 VIP 시사회에 앞서 뮤지컬 배우의 공연 등 사전행사를 열 계획이었는데, 희생자를 애도하고자 사전행사를 취소했다.
새 음반 발표 앞두고 있던 가수들, 박정현 정기고 블락비 등의 신보 발매는 추후로 미뤄졌다. 그룹 엑소는 이날 진행 예정이었던 언론 인터뷰 일정을 취소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도 창작자를 위한 세미나 ‘뮤직 크리에이터 데이’ 행사를 열지 않기로 했다고 공지했다.
◇연예인들 “제발 무사히 돌아오길”=스타들은 실종자의 귀환을 기원하는 글을 트위터에 올리며 안타까움을 표시하고 있다. 가수 김창렬은 “하나님 도와주세요. 제발”이라고 적었으며, 배우 송승헌은 “기도하는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는데 너무 마음이 아프네요. 진도 여객선 침몰에 깊은 애도를 표하고, 실종자 분들 무사하시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라고 썼다.
아이돌 가수들 글도 이어졌다. 걸그룹 포미닛의 권소현은 “너무 마음이 아파서 뉴스만 바라보고 있네요”라는 글을 남겼다. 그룹 2PM 멤버 찬성은 “더 많은 생존자가 나타나길!”이라고 기원했다.
사고 당시 여객선 승무원들의 안일한 대처 방식을 질타하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팝페라 테너 임형주는 “안내 방송으로 ‘움직이지 말라’고 한 건 도대체 어떠한 기준의 구조 계획을 세우고 한 것인가. 정말 이해가 안 간다. 제발 무사하기를 기도하고 또 기도한다”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가수 박혜경은 “대형 참사가 왜 자꾸 생기는 것인지”라며 안타까워했다. 개그맨 남희석은 “이럴 때 상황에 아무 도움 안 되는 양반들 자꾸 현장 내려가서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 모아 쓸데없이 상황보고 받고, 배 타고 사고 지역 안내 받고, 되도 않는 위로 악수하고 다니질 않길…”이라고 적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