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 혐의 구속된 中 유명 블로거 쉐만쯔 병보석… 시진핑이 직접 지시
입력 2014-04-18 02:18
성매매 혐의로 체포됐던 중국 유명 블로거 쉐만쯔(薛蠻子·60)가 구속 8개월 만에 병보석으로 풀려났다.
베이징시 공안국 웨이보(중국판 트위터)는 16일 “쉐만쯔가 심각한 질병을 앓고 있어 보석을 허가한다”고 밝혔다. 중국 관영 매체들은 17일 이 사실을 전하면서 “쉐만쯔가 수감 기간 크게 반성했고 민중에게 경각심을 일깨워줬다”고 강조했다.
중국 형사소송법(65조)은 ‘피의자가 심각한 질병을 앓고 있으면서 보석을 허가하더라도 사회에 해를 끼치지 않을 경우’ 보석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쉐만쯔 사건’은 아직 공안의 수사 단계로 기소되지 않는 상태다. 이번 병보석에 따라 앞으로 사건이 어떻게 마무리될지는 불분명하다.
쉐만쯔는 미국 국적 화교 벤처사업가로 팔로어 1200만명을 거느릴 정도의 파워 블로거였으나 지난해 8월 성매매 혐의로 체포됐다. 그 뒤 쉐만쯔는 국영 CCTV에 나와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면서 다른 블로거들에게 주의를 촉구하기도 했다.
그는 그 전까지는 중국사회 현실을 비판하는 등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했었다. 이러한 과정에서 그가 ‘인터넷 언론 재갈 물리기’의 희생양이 됐다는 얘기가 나돌았고 ‘자아비판’을 함에 따라 조기에 석방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미국에 본부를 둔 중화권 매체 보쉰(博迅)은 이에 대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직접 병보석을 지시했다고 전했다. 쉐만쯔 부인 딩웨이(丁偉)가 이달 초 시 주석에게 편지를 보내 “남편이 수년 전부터 심각한 암을 앓고 있다”면서 병을 치료할 기회를 달라고 요청했다는 것이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