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 여객선 침몰] “뱃속 요나 같은 기적을…” 한국교회 진도서 긴급 구호

입력 2014-04-17 19:28 수정 2014-04-18 03:53


한국교회가 ‘세월호’ 침몰 사고로 생사의 갈림길에 서 있는 실종자들을 위해 기도하며 그 가족들을 돕는 데 팔을 걷어붙였다. 주요 교단과 단체들은 실종자 가족들이 모여 있는 진도실내체육관과 팽목항 등에서 음식을 제공하는 등 긴급지원활동에 나섰다.

한국기독교연합봉사단(단장 조현삼 목사) 긴급지원팀은 17일 새벽 현장에 도착, 진도군 팽목항에 캠프를 설치하고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생수와 건빵, 컵라면, 삶은 계란 등 500만원 상당의 식료품을 실종자 가족과 자원봉사자들에게 나눠줬다. 조현삼 목사는 “아무 준비도 없이 이곳에 도착한 분들이 간단한 요기라도 해결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돕고 있다”고 말했다.

지구촌사랑나눔(대표 김해성 목사)은 하루 1000여명에게 식사를 제공할 수 있는 조리시설과 식재료 등을 싣고 17일 오후 진도로 출발했다. 김 목사와 10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은 진도지역 교회와 함께 18일 조식부터 급식 봉사를 시작할 예정이다.

한국교회희망봉사단(대표회장 김삼환 목사)은 진도군으로 긴급조사팀을 보내 구조 활동에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 파악 중이다. 한교봉은 조사 결과를 토대로 18일 사역 방향을 정할 예정이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19일 오전 교단장 회의를 열어 한국교회의 지원 방안을 협의할 계획이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는 대표회장 홍재철 목사와 명예회장 이강평 목사, 기독교한국침례회 부총회장 윤덕남 목사 등이 17일 진도를 방문해 실종자 가족에게 과일을 전달하고 기도회를 가졌다.

교단별 긴급지원활동도 이어지고 있다. 구세군대한본영(사령관 박종덕)은 사고대책본부가 꾸려진 진도군 공설운동장에 빵과 컵라면, 물 등을 전하는 등 긴급구호활동을 시작했다. 팽목항에는 급식차와 빨래차를 보내 탑승객 가족들을 돕고 있다.

예장 통합(총회장 김동엽 목사)은 긴급구호자금 1000만원을 지원키로 했으며 소속 교회들에서 실종자 가족 등을 위한 모금 활동을 벌일 예정이다. 예장 합동(총회장 안명환 목사) 임원들도 조만간 현장 방문과 함께 지원활동에 나서기로 했다.

많은 학생들이 실종된 단원고와 이웃한 경기도 안산의 교회들에서는 실종자들의 생환을 간구하는 중보기도가 이어지고 있다. 안산시기독교연합회(안기연)는 17일 오전 긴급임원회를 연 데 이어 오후 8시 안산 빛나교회에서 300여명이 모인 가운데 긴급기도회를 열었다. 안기연 총무 원영오 목사는 “안산의 16개 교회에 다니는 단원고 2학년 학생 42명이 실종자 명단에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안기연 회장 유재명 목사는 “구조가 진행되고 실종자들의 생사가 확인되면 연합회 차원에서 더 구체적인 일들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산광림교회 민경보 목사는 17일 새벽기도를 한 뒤 부교역자들과 함께 진도로 내려갔다. 민 목사는 “현장에 와서 보니 조류와 거센 바람 탓에 구조가 원활하지 않아 안타깝다”며 “전능하신 하나님께서 피해자들과 가족을 긍휼히 여기시길 기도해 달라”고 말했다. 여의도순복음안산교회(목동주 목사)는 18일 철야예배를 열어 세월호 실종자와 가족들을 위해 기도하고 특별헌금을 실시해 피해자들을 도울 계획이다.

진도에 있는 교회연합체인 진도군교회연합회(회장 문명수 목사)도 70여 회원 교회와 함께 기도하며 봉사활동 계획을 세우고 있다.

박재찬 김경택 최승욱 이사야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