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어린이책-춤추는 운동화] 들판의 꽃한송이와 운동화 맞바꾼다면 불공정한 걸까요?

입력 2014-04-18 02:43


춤추는 운동화/앨마 풀러튼/내인생의책

지금 신장을 열고 아빠와 엄마, 아이 각자 몇 켤레의 신발을 갖고 있는지 헤아려 보자. 검정 구두, 밤색 구두, 등산화, 운동화, 슬리퍼…. 각자 적어도 네다섯 켤레는 갖고 있을 것이다. 그래도 계절이 바뀌면 새 신발을 사기 위해 신발 가게를 기웃거리게 된다.

자녀들에게 한번 물어보자. “신발 없이 맨발로 사는 아이들도 있는데 혹시 알고 있니?” 대부분은 고개를 가로저을 것이다. 신발 없이 어떻게 걸어 다녀요? 이렇게 되묻는 아이들도 있을 것이다.

지구촌에는 신발 한 켤레 갖지 못한 아이들이 적지 않다. 이 책의 주인공 카토도 그런 아이들 중 한 명이다. 카토는 영국의 식민지배에서 벗어난 뒤 20여년간 정부와 반군 사이의 내전에 시달려 온 우간다에 살고 있다. 아직도 빈곤과 기아, 질병으로 고통 받고 있는 나라여서 국제구호단체들이 도움을 주고 있다.

카토는 매일 동이 트자마자 일어나 마을을 가로질러 가족들이 쓸 물을 길러 간다. 물론 맨발로. 그런 카토는 마을에 국제구호대의 차가 오자 구호대 누나에게 양귀비꽃 한 송이를 건네고 운동화를 받는다. 저자는 이것이 공정한 거래라고 말한다.

이쯤에서 아이들에게 다시 물어보자. “들판에 핀 꽃 한 송이와 운동화를 맞바꾼 게 공정할 수 있을까?” 아이들은 “운동화는 꽃보다 훨씬 비싼 것이니 공정하지 못하다”고 답할 것이다. 이때 물건에는 값뿐만 아니라 가치라는 것도 있다는 것을 슬며시 알려 주자. “하얀 양귀비는 카토가 구호대 누나에게 줄 수 있는 전부였기에 어쩌면 운동화보다 더 값어치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고. 그림 캐런 팻카우, 초등 1∼2학년용 그림책.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