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 여객선 침몰] 안전불감증 여전… 매년 人災 되풀이

입력 2014-04-17 03:31 수정 2014-04-17 16:58
경기도 안산 단원고 학생들의 수학여행 참사는 매년 반복돼온 학생 단체행사 안전사고의 연장선에 있다. 해마다 같은 사고를 겪으면서도 ‘안전불감증’은 여전히 치료되지 않고 있다.

불과 두 달 전인 2월 18일 경북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붕괴 사고는 신입생 환영회에 참석한 대학생 9명 등 10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조사 결과 예고된 인재(人災)였다. 붕괴된 건물은 부실시공의 결정판이었고 리조트 측은 이례적 폭설에도 지붕 제설작업을 하지 않아 참변을 초래했다. 리조트 사업본부장 김모(56)씨 등 6명이 구속됐다.

지난해 7월 18일 충남 태안의 사설 해병대 캠프에 참가했던 공주사대부고 학생들이 갑자기 불어난 바닷물에 휩쓸렸고 5명이 목숨을 잃었다. 안전조치가 미흡했기 때문이다. 캠프를 운영한 여행사 교관 32명 중 인명구조사 자격증이나 수상레저 자격을 갖춘 사람은 13명에 불과했다. 일부는 아르바이트생이었고, 사고가 발생한 곳은 수영금지 계도 구역이었다.

2011년 7월 강원도 춘천의 펜션으로 봉사활동을 갔던 대학생 10명 등 13명이 산사태로 숨졌을 때도 산사태 위험지역에 대한 지방자치단체의 관리 소홀과 미흡한 안전 조치가 원인으로 지적됐다.

그동안 발생한 각급 학교의 수학여행 교통사고 역시 안전거리 미확보, 빗길 과속 등 안전의무 불이행이 원인인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2000년 7월 부산 부일외고 1학년생들은 관광버스 4대에 나눠 타고 수학여행을 가다 경북 김천시 경부고속도로에서 대형 교통사고를 당했다. 관광버스들이 다른 차량 5대와 연쇄 추돌해 18명이 숨지고 97명이 다쳤다. 부주의한 운행이 원인이었다. 2008년 5월 전남 순천시 효천고 수학여행단 40여명을 태운 버스가 제주도에서 전복돼 학생 2명이 숨지고 40명이 중경상을 입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경기도교육청은 이번 참사가 발생하자 각급 학교에 배를 이용한 수학여행을 전면 보류토록 했다. 제주도에서 현재 수학여행이나 체험학습을 진행 중인 학교가 있는지도 파악하고 있다.

전수민 기자 suminis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