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 여객선 침몰] 중대본, 실종자 발표 1시간 새 200명 가까이 차이… 가족들 충격·분통
입력 2014-04-17 03:42 수정 2014-04-17 16:09
세월호 침몰 현장에서 우리 군과 해경, 민간 선박까지 동원돼 필사적인 생존자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나 관련 기관이 탑승자와 구조자 수를 오락가락 발표해 빈축을 샀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16일 오후 1시30분 세월호에 476명이 탑승해 368명이 구조됐고, 2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오후 2시30분쯤 중대본은 ‘180명 구조, 2명 사망, 290여명 실종’이라고 수정 발표했다. 실종자가 100명 안팎에서 갑자기 200명 가까이 늘어났다. 중대본 차장인 이경옥 안행부 제2차관은 오후 3시30분 “민간, 군, 해군이 동시다발적으로 구조하다 보니 착오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탑승자 가족들은 큰 충격을 받았다. 인터넷 사이트와 SNS 등에서는 정확한 인명피해상황 파악이 기본인 재난 대처에 매우 미흡한 모습이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중대본은 오후 4시30분 “459명 탑승, 구조 164명, 사망 2명, 실종 293명”으로 구조상황을 수정해 발표했다. 서로 책임을 넘기는 듯한 모습도 비쳤다. 중대본은 “해경에서 받은 통계를 활용해 발표했다”고 주장했고 해경은 정확한 확인 없이 공식 발표를 한 게 문제라는 입장을 보였다. 이날 오후 중대본을 찾은 박근혜 대통령은 “처음에 구조 인원이 발표된 것 하고 나중에 확인된 것하고 차이가 무려 200명이나 있었는데 어떻게 그런 큰 차이가 날 수 있었나”라고 물었다. 이 안행부 2차관은 “구조해서 출발하는 곳과 도착하는 곳에서 중복 카운트를 해서…”라고 말꼬리를 흐렸다.
중대본은 탑승인원도 오전까지 477명이라고 밝혔다가 476명으로 바꿨고, 오후에는 다시 459명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밤 9시 462명으로 또다시 수정했다.
교육 현장에서도 혼선이 빚어져 학부모들 가슴에 못을 박았다. 경기도교육청은 오전 11시9분쯤 ‘단원고 학생 전원 구조’라는 문자메시지를 언론에 통보했고, 11시25분쯤 ‘단원고 학생 전원 구조 해경 공식 발표’라고 재차 공지했다. 그러나 서해지방해양경찰청은 구조자 중 사망자가 있다고 공식 발표했고, 도교육청은 공지 내용을 취소했다.
단원고 측도 10시5분쯤 일부 학부모에게 수학여행길 300여명 중 120여명이 구조됐다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고 학교로 몰려온 학부모들에게도 “오전 11시5분쯤 모두 구조됐으니 안심하라”고 알렸다가 정정했다. 학부모 300여명은 오열하며 항의했다. 낮 12시50분쯤 이 학교 정차웅(17)군 사망이 첫 확인됐다.
이종구 기자 jg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