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어린 양들이…” 안산지역 교회 침통

입력 2014-04-17 03:43 수정 2014-04-17 14:07


‘여객선 침몰’ 사고에 일제히 기도회

세월호 침몰 사건이 터진 16일 경기도 안산 교계도 큰 충격에 빠졌다. 교회들은 실종자들의 생존과 구조를 위해 어느 때보다 간절히 기도했다. 이 지역 단원고 2학년 학생들이 사고 선박에 타고 있었기에, 교회마다 기도제목을 문자메시지로 보내고 고등부 학생들의 안전을 확인하느라 분주했다. 이날 저녁 수요예배 때에는 비통한 눈물의 기도가 안산 지역에 이어졌다.

단원고에서 걸어서 20분 거리에 있는 안산광림교회 고등부 담당 민성우 전도사는 사고 소식을 듣자마자 수학여행을 떠난 4명의 학생이 떠올랐다. “믿기지 않는다. 착한 아이들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그저 무사하기를 바랄 뿐….” 그는 말을 잊지 못했다. 이 교회 담임 민경보 목사는 급히 전교인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성도 여러분, 하나님께서 네 학생의 생명을 지켜주시고 아무 일 없이 돌아올 수 있도록 기도해주세요. 같은 위험에 빠진 영혼들을 위해 중보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저녁에 열린 수요예배에서는 4명의 학생을 포함한 단원고 학생과 교직원, 다른 승객과 구조대원들을 위해서도 함께 기도를 드렸다. 곳곳에서 눈물을 훔치는 모습이 보였다. 민 목사는 “어떤 결론도 내릴 수 없다. 희망을 버려선 안 된다”며 “자애로운 하나님께서 강한 손으로 그들을 붙잡아 주시길 기도한다”고 말했다.

안산제일교회에는 단원고 2학년 학생이 6명 출석하고 있지만 이날 오후까지 1명만 생존이 확인됐다. 고등부 담당 교역자는 학교를 찾아가 학부모와 학생들을 위로했다. 수요예배에 모인 성도들은 학생들의 생환을 위해 눈물을 흘리며 기도했다. 예배가 끝난 뒤에는 다시 철야 기도회가 이어졌다.

안산 동산교회의 고등부 담당 이요한 목사는 학생 5명이 세월호에 탑승한 것을 확인하고는 “아이들의 상태를 확인하는 게 가장 시급하다”며 동료 교역자 2명과 함께 서둘러 전남 진도로 내려갔다. 고등부 학생 중 1명은 구조가 됐다는 연락을 받았으나, 다른 1명은 사고 당시 선박 갑판 위에서 통화한 뒤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단원고에서 5분 거리에 있는 명성감리교회 김홍선 목사도 사고 현장으로 달려갔다. 이 교회도 고등부 학생 5명이 세월호에 탄 것으로 파악했다. 안산 꿈의교회는 전 교인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긴급 중보기도회를 열었다. 꿈의교회 김석형 수석목사는 “고등부에 단원고 학생이 있다”며 “우리 교인뿐만 아니라 모두의 안전을 위해 끝까지 기도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최승욱 김경택, 안산=이사야 기자 Isaia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