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 여객선 침몰] 당국 구조자 집계 발표 오락가락… 초등 동창생 17명 중 4명만 구조돼

입력 2014-04-17 02:31

세월호 침몰 현장에서 우리 군과 해경, 민간 선박까지 동원돼 필사적인 생존자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나 관련 기관이 구조자 수를 오락가락 발표해 빈축을 샀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16일 오전까지만 해도 368명이 구조됐고, 2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세월호 탑승자는 477명이어서 생사가 확인되지 않은 인원은 107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오후 2시30분 중대본은 ‘180명 구조, 2명 사망, 290여명 실종’이라고 수정 발표했다. 실종자가 갑자기 200명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당국은 집계 과정에서 오류가 발견됐다고 설명했지만 정확한 인명피해 상황 파악이 기본인 재난 대처에 매우 미흡한 모습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앞서 이날 오전 11시25분쯤 경기도교육청과 경기도 안산 단원고 측이 ‘세월호에 탄 학생 325명 전원 구조됐다’는 휴대전화 문자를 공지했다가 번복해 학부모들의 원성을 샀다. 도교육청은 오전 11시9분쯤 기자들에게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단원고 학생 전원 구조’라고 통보하고 11시25분쯤 ‘단원고 학생 전원 구조 해경 공식 발표’라고 재차 공지했다. 그러나 서해지방해양경찰청은 구조자 중 사망자가 있다고 공식 발표했고, 도교육청은 “학생들이 모두 구조된 것으로 파악했으나 다시 해경이 구조 중이라는 통보를 해왔다”며 공지 내용을 취소했다.

현장에서는 선사 여직원 박지영(27)씨가 숨진 채 발견돼 안타까움을 더했다. 이어 단원고 정차웅(16)군은 구조돼 목포 한국병원에서 심폐소생술을 실시했으나 끝내 숨졌다. 정군의 아버지(48)는 언론과의 통화에서 “아들 사망 소식이 도저히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세월호 사고 소식을 듣고 급히 진도로 내려가던 정씨는 “버스 안에서 인터넷으로 아들의 사망 소식을 전해들었다”며 “공식 확인된 게 맞느냐”고 반문했다. 정씨는 “어제 저녁 ‘배가 출발한다’고 애엄마한테 전화온 게 마지막이었다”며 “배터리가 없어 금방 끊은 게 마지막 전화라니…”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세월호에는 또 인천 용유초등학교 동창생 17명이 탑승했다가 이날 오후 현재 4명만 구조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종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