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8년간 기독교교육 연구 논문 주제 살펴보니… ‘통일·민중’ 줄고 ‘교육·복지·다문화’는 급증

입력 2014-04-17 02:47


지난해 장신대 교육대학원을 졸업한 정연욱씨는 '미혼모를 위한 기독교대안학교'를 주제로 석사 학위논문을 썼다. 정씨는 "논문은 시의성이 있어야 하기에 최근 늘고 있는 기독교대안학교에서 미혼모의 자녀교육 문제 해결방안을 찾아보려 했다"고 말했다. 2011년 총신대 대학원을 졸업한 강미라씨는 교회학교의 영·유아부가 늘어남에 따라 전국 200여 교회가 운영 중인 영·유아부 교육프로그램을 조사해 학위논문을 작성했다.

임창호 교수, 연구동향 조사

16일 기독교교육논총 제37집에 수록된 ‘최근 한국기독교교육학 연구동향’에 따르면 최근 기독교 대안교육과, 복지, 영·유아 교육 등에 초점을 맞춘 연구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총괄한 고신대 임창호 교수는 최근 8년(2006∼2013년)간 국내 신학대와 일반대학 119곳에서 발표된 기독교교육 관련 석·박사 학위논문 3828편의 목록과 ‘한국기독교교육학문헌목록’에 실린 1945∼2005년 기독교교육 관련 논문 목록 3000여개를 비교·대조했다.

먼저 2005년 이전 연구에 비해 최근 8년간 눈에 띄게 감소한 연구주제는 ‘해방(33→3편)’ ‘민중(21→5편)’ ‘통일(38→20편)’ ‘평화(66→23편)’ ‘여성(210→50편)’ 등이었다. 2005년 이전 총 40편이 생산된 ‘이데올로기’ 주제 논문은 지난 8년간 단 한 건도 생산되지 않았다. 임 교수는 “60∼80년대를 풍미했던 해방신학과 민중신학, 여성신학 등은 90년대 냉전의 종식과 2000년대 여권(女權)의 신장으로 영향력과 관심이 약화됐다”고 설명했다.

2005년 이전 연구에 비해 증가한 연구주제는 ‘대안학교(29→93편)’ ‘홈스쿨(5→19편)’ ‘공교육(7→17편)’ ‘환경·생태(24→82편)’ ‘대중문화(3→13편)’ ‘복지(2→43편)’ ‘영·유아부(23→213편) 등이다. ‘다문화’와 ‘중독’ 등은 최근 8년 사이 처음 연구된 주제들이다.

한국기독교교육학회 회장 박상진(장신대) 교수는 “대안학교와 홈스쿨링 관련 연구가 증가한 것은 기독교 교육의 외연 확대와 신앙 및 학업 통합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라며 “교회의 대안학교 설립이 늘어난 것이 이를 방증한다”고 말했다. 전국의 기독교대안학교는 2006년 59곳에서 현재 140곳 이상으로 늘었다.

한편 지난 8년간 기독교교육 관련 석·박사 학위논문을 가장 많이 생산한 대학은 장신대(432편)였으며 총신대(395편) 목원대(127편) 연세대(92편) 고신대(90편) 한신대(77편) 안양대(73편)가 뒤를 이었다.

이사야 기자 Isaia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