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신도 는다는데… 교회에 주는 메시지는?
입력 2014-04-16 20:20 수정 2014-04-17 03:31
“하나 되지 못하고 있는 한국교회의 분열상을 간접적으로 드러내는 통계가 아닐까요.”(손인웅 덕수교회 원로목사) “세상 사람들로부터 개신교가 얼마나 신뢰 받고 있는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최윤식 아시아미래인재연구소장)
‘가톨릭 신자 지난해 1.5% 증가’. 한국천주교주교회의가 지난 10일 발표한 신자 수 통계에 대해 주요 인사들은 교계의 분열 극복과 신뢰 회복을 촉구하는 메시지로 받아들였다.
개신교 주요 교단들의 교인 수가 수년 전부터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웃 종교의 신자 증가 소식은 적잖이 충격적이다. 지난해 9월 기준 예장 통합과 기성, 기장 등 주요 교단은 전년도에 비해 교인수가 8000여 명에서 4만여 명까지 감소했다.
미래학자인 최 소장은 16일 “시대적으로 삶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신을 의지하는 성향이 점점 강해져왔다”며 “이미 종교 부흥기가 도래했다고 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그러나 “어떤 종교를 선택하느냐에 있어 개신교에 대한 선호도가 가톨릭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것 같다”면서 “개신교가 구원의 종교로서 우리 사회에 희망의 메시지를 제대로 주고 있는지 돌아봐야 할 때”라고 말했다.
정재영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교수는 “후기산업사회로 접어들면서 현대인들은 경제적 풍요를 넘어 내면의 성찰과 평안을 구하고 있다”면서 “이 같은 욕구가 개신교보다는 가톨릭을 선호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면도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연합기관과 일부 교단을 중심으로 빚어진 교계의 분열상도 교회의 대외 신뢰도 및 대사회 이미지에 치명적 영향을 주고 있다는 의견도 잇따랐다. ‘하나의 교회’를 추구하는 가톨릭과 대조적이다. 손 목사는 “한국교회는 대외적으로 선한 사역을 많이 하고 있지만 분열이라는 큰 죄악 속을 거닐고 있다”면서 “교회 일치운동에 교회와 목회자들의 마음과 뜻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은준관 실천신대 명예총장도 “자기주장을 내려놓고, 서로 아우르고 품어나가는 자세가 한국교회에 그 어느 때보다 요구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위기의식을 바탕으로 개신교의 회개와 각성을 위한 대형집회 등을 구상 중이다. 일부 단체는 오는 8월로 예정된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을 앞두고 ‘로마 가톨릭·교황 정체 알리기 운동연대’를 조직해 활동하려는 조짐까지 보인다. 그러나 이 같은 대응은 자칫 종교간 갈등을 유발하고 개신교 이미지를 더 추락시킬 수 있는 만큼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한국복음주의협의회 회장 김명혁 목사는 “각종 프로그램이나 행사 같은 인간적인 수단과 방법으로 교회의 부흥을 이루려는 시도는 성령의 지배를 거스르는 것에 불과하다”면서 “나 자신에 대한 진정한 회개만이 살 길”이라고 강조했다.
박재찬 유영대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