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내각, 中-日관계 장애”

입력 2014-04-16 03:31

왕양(汪洋) 중국 부총리가 15일 고노 요헤이(河野洋平) 전 일본 관방장관을 만나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내각을 비판했다고 교도통신이 전했다.

왕 부총리는 베이징 중난하이에서 만난 고노 전 장관에게 “지금 아베 정권의 태도는 (중·일 관계에) 많은 유무형의 장애를 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고노 선생은 중국 인민의 오랜 친구로 장기간에 걸쳐 중·일 양국의 우호협력 추진에 심혈을 기울여 왔다”며 “중·일 관계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중국을 방문한 것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고노 전 장관은 1993년 재임 당시 일본군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인정하고 사죄한 고노 담화를 발표한 주인공이다. 일본 국제무역촉진협회장인 그는 마스다 오부유키(增田信行) 미쓰비시중공업 상담역 등 협회 방문단을 이끌고 중국을 방문했다.

고노 전 장관을 치켜세우고 아베 정권을 비난한 왕 부총리의 발언은 현 일본 정부에 대한 중국 정부의 비판적 시각을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 측은 당초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와 면담하길 원했지만 성사되지 않았다. 지지통신은 리 총리 측이 일정 문제로 면담에 응하지 못한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교도통신은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나 역사 문제를 둘러싼 양국 간 갈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봤다.

아베 총리는 일본을 방문한 후더핑(胡德平) 전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상무위원을 지난 8일 비밀리에 만났다고 아사히신문이 보도했다.

후 전 상무위원은 후야오방 전 중국 공산당 총서기의 장남이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도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아베 총리가 후 전 상무위원을 만난 것은 중·일 관계 개선을 모색하는 행보로 해석되고 있다.

이제훈 기자 parti98@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