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사정 칼날 이번엔 ‘산시방’으로… 산시성 간부 8명 체포
입력 2014-04-16 03:00
중국 당국의 ‘쓰촨방(四川幇)’을 향했던 사정 칼날이 ‘산시방(山西幇)’으로 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쓰촨성은 저우융캉(周永康) 전 정치국 상무위원 겸 정법위 서기의 세력 기반이었고 산시성은 그의 둘째 부인 자샤오예(賈曉曄)의 고향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5일 산시성 당 간부 8명이 체포돼 조사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들 가운데 장관급인 선웨이천(申維辰) 중국과학기술협회 당조(黨組) 서기가 대표적인 인물로 꼽힌다. 올해 들어 장관급 인사가 조사를 받기는 처음이다.
선웨이천은 중앙기율검사위(중기위) 위원직도 갖고 있었다. 시진핑(習近平) 체제가 출범한 뒤 중기위 위원이 낙마한 적은 없었다. 이는 외부로 향했던 중기위의 감찰 기능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내부를 겨냥할 수도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센웨이천은 2006년부터 2010년 사이에 산시성 성도인 타이위안(太原)시 당 서기를 지내는 동안 부패에 연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지난 2월 진다오밍(金道銘) 산시성 당위원회 부서기 겸 상무위원과 딩쉐펑(丁雪峰) 뤼량(呂梁)시장 겸 당 부서기가 저우융캉 사건 연루설 속에 ‘심각한 기율 위반’으로 면직됐다.
특히 딩쉐펑의 경우 2012년 잘 알고 지내던 저우융캉의 둘째 부인에게 “뤼량 시장직을 계속 맡을 수 있도록 해 달라”면서 2000만 위안(약 33억원)을 건넸다고 SCMP가 전했다.
장밍(張鳴) 런민(人民)대 정치학과 교수는 “풍부한 광물 자원이 있는 산시성에서는 고위 관리들과 광산 소유주들 간 결탁이 심각하다”며 “이들이 이익을 공유하는 사조직을 형성했다”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산시(山西)성과 이웃한 산시(陝西)성에서는 엄청나게 산재해 있는 탄광의 채광권을 둘러싸고 광산업체와 고위 관리들이 대규모로 결탁한 것으로 드러났다. 저우융캉의 아들 저우빈(周濱)은 이 과정에서 광산 업체를 도와 관리들에게 로비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기위는 국토자원부 전 국장 등 관련 공무원 수십명을 체포해 조사 중이다. 이화광업개발 등 3개 회사는 이를 통해 산시성 전체 탄광 700㎢ 가운데 무려 580㎢를 수중에 넣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이 챙긴 이득은 수백억 위안(수조원)에 달한다고 신경보(新京報)는 전했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