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후야오방 장남 비밀 면담… 중국과 관계개선 모색한듯
입력 2014-04-16 03:24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최근 일본을 방문한 후야오방 전 중국 공산당 총서기의 아들과 비밀리에 만남을 가졌다고 아사히신문이 15일 보도했다.
아베 총리는 지난 8일 도쿄 총리 관저에서 후 전 총서기의 장남인 후더핑(胡德平) 전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상무위원을 만났다. 이 만남은 후 전 상무위원이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을 면담하려고 총리 관저를 방문한 뒤 이뤄졌다.
후 전 상무위원은 혁명원로 자제의 모임인 태자당 출신으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도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아베 총리가 후 전 상무위원을 만난 것은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와 과거사 문제 등으로 최악의 상황인 중·일 관계 개선을 모색하는 행보로 해석된다. 앞서 후 전 상무위원과 만난 스가 장관도 1시간여의 면담에서 중·일 관계 개선을 강조했으며 후 전 상무위원도 “양국이 교류를 심화해야 한다”고 화답했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아사히신문은 후 전 상무위원의 방문이 외무성 초청에 따른 것이지만 중국 공산당 지도부의 양해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소개했다. 다만 중국 외교부는 정례 브리핑에서 “후더핑은 민간인 신분으로 일본을 방문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15일 사망 25주기를 맞은 후 전 총서기는 1987년 민주화와 인권을 요구하는 학생시위에 미온적으로 대처했다는 이유로 실각한 뒤 89년 세상을 떠났다.
한편 후 전 총서기의 셋째 아들 후더화(胡德華)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1980년대 정치 개혁의 황금기를 놓쳤다고 지적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