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馬上 갈라 패션쇼 과천 렛츠런파크서 열려… 말과 패션의 만남, 그 힘차고 화려한 쇼
입력 2014-04-16 03:39
경주마들이 속도를 겨루는 경주로가 패션쇼 런웨이(Run Way)로 탈바꿈했다. 청마의 해를 맞아 15일 경기도 과천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세계 최초로 마상(馬上) 갈라 패션쇼가 펼쳐졌다. KRA 한국마사회와 K-뷰티패션이 공동 주최한 이번 쇼는 오후 7시 30분 이성근 화백이 말 그림을 현장에서 그리는 퍼포먼스로 시작됐다. 퍼포먼스가 끝나자 이번 행사의 홍보대사인 배우 이유리가 100호가 넘는 이 화백의 말 그림을 고스란히 옮겨 담은 한영대 김미숙 교수의 웨딩드레스 작품을 입고 등장했다. 이어 순백의 웨딩드레스를 입은 모델을 등에 태운 말들이 뚜벅뚜벅 걸어 나오자 관람객들은 환성을 터뜨렸다.
웨딩드레스에 이어 모피(우단모피), 궁중전통한복(박씨네 우리옷) 등이 차례로 등장했다. 갈라 쇼의 피날레는 일본인 웨딩드레스 디자이너 유미 가쓰라의 웨딩드레스 7벌이 장식했다. 그는 제264대 교황 고 요한 바오로 2세가 1993년에 입었던 부활절 의상을 제작한 세계 정상급 디자이너다. 2001년에 최장(2001m) 웨딩베일로, 2002년 최고가(약 90억) 드레스로 기네스북에 오르기도 했다. 이날 모델로 데뷔한 말은 모두 7마리. 이들 말은 30명의 사람 모델과 함께 50여벌을 선보여 박수를 받았다.
이번 쇼에서 말의 존재가 무엇보다 눈길을 끌었지만 소프라노 장수민, 테너 이석늑, 바리톤 김성결, 가수 페이지가 현장에서 직접 부른 배경음악도 관심을 모았다. 이번 마상 패션쇼를 기획 연출한 스프링콘서트 서지연 대표는 “말에게 기계음이 아닌 사람의 목소리를 들려줘 안정을 꾀하고, 자연친화적인 패션쇼로 완성하고 싶어 라이브 음악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현명관 KRA 한국마사회장은 “세계 최초의 마상 패션쇼가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열리게 돼 기쁘고, 기네스북 등재도 준비하는 만큼 기대가 크다”면서 “이번 행사를 통해 가족 공원의 이미지를 넘어 세계적인 패션 장소로 한 단계 도약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